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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책방/26 홈랜드

'홈랜드': 책소개, 저자 소개, 추천사

“유토피아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유토피아를 꿈꾸지 않는 사람은 바보다.”


이 소설은 아작의 1호 출간작 '리틀 브라더'의 후속작입니다.



코리 닥터로우가 새로운 세대에게 글을 쓰고, 고무시켜줄 이야기를 해달라고 누군가에게 요청했다. 새로운 세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글을 쓰는 일은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든다. 그게 바로 당신이거나,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건네주기 바란다.

세상에 존재하는 좋은 것들은 모두 우리보다 먼저 이 세상에 왔던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어리석은 폭력으로 지배되지 않는 사회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매 순간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했던 사람들의 고생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순간이다. 우리와 마주치는 모든 사람은 각자 자신의 짐을 이고 있다. 모든 사람은 제각각 자신만의 우주의 중심이다. 아직도 할 일이 아주 많이 남았다. 올바르게 세워야 할 불의가 너무 많고, 해소해야 할 고통이 너무 많고, 살아가야 할 아름다운 순간이 너무 많고, 알아내야 할 지식이 끝도 없이 쌓여 있다. 우주의 수많은 비밀이 밝혀지길 기다리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카드는 불리한 패가 아니다. 우리는 정의롭고 모든 사람에게 합리적인 연민을 베푸는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우리 삶의 특질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카드 한 벌의 디자인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 카드의 그림과 숫자를 바꾸고 규칙을 새로 만들어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 세대를 넘어오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잃었다.

우리는 감시의 황금기에 살고 있다. 모든 전화기는 도청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인터넷은 너무도 광범위하고 기묘해서 우리로서는 그 범위조차 알기 힘든 정보기관의 감시 장비를 통과한다. 기업은 우리의 데이터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의 데이터를 넘겨주도록 강요받는다. 물론 일부 기업은 자발적으로 넘겨준다. 우리의 삶은 네트워크의 지배를 받지만, 네트워크는 우리의 동의와 무관하게 지배받는다. 이런 네트워크가 우리를 끊임없이 연결시켜 주지만, 우리가 계속 서로 연결되려면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이 네트워크를 움직이는 기업과 정부, 개인들은 감시와 밀고, 침묵을 장려한다. 바로 이 체제의 구조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독재 체제다. 

우리의 체제와 네트워크의 구조는 자연의 산물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 만든 생산물이다. 그중에 몇몇은 선의로 만들었다. 이 부자연스러운 체제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춰서 태어난 사람은 없다. 일부 운이 좋은 사람들과 적응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당신에게 보내는 이 편지는 고도를 알 수 없이 까마득히 높은 하늘 위에서 대양 위를 날아가며, 우간다 아이들을 돕고 싶어 하는 어떤 사람이 자원 활동으로 만든 자유 소프트웨어로 썼다. 이 프로그램은 국경과 인종, 섹스와 젠더를 넘어 수십 명의 사람이 만든 커널을 바탕으로 사회적, 정치적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술자가 만들었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상호 지원을 통해 연대하는 수많은 자원활동가가 구축한 다양한 익명 네트워크를 통해 목적에 맞게 배포한 프로그래머에게서 받았다.

이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우리의 노력을 하나로 모으면 각자의 합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여유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른 이들에게 숨 쉴 여유를 주면, 그들은 지식과 이성과 햇빛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빛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그게 어디로 우리를 이끌어갈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드론을 이용한 살해와 무장한 경찰이 없는 사회가 존재했던 때가 있었다. 평화가 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 안정된 상태로 존재하던 때가 있었다. 대중 감시가 기술적으로, 사회적으로 불가능하던 때가 있었다. 편파적이지 않은 배심원들에 의한 공평하고 공명정대한 재판이 모든 사람에게 가능하던 때가 있었다. 신원 조사와 체포의 공포가 일상이 아니라 예외적인 때가 있었다. 그런 시대에서 한 세대도 채 지나지 않았다. 한 세대를 넘어오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잃었다.

우리의 행성을 그렇게 되돌려 놓는 일은 여러분에게 달렸다. 협력과 인터넷, 암호 기술, 의지 정도만으로도 그걸 이뤄낼 수 있다. 혼자 할 수도 있고 집단 속에 들어가서 할 수도 있다. 혼자의 힘으로 기여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 중 하나가 되어 이바지할 수도 있다. 자유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우리의 삶을 채우고 있는 기계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모두에게 예외 없이 부여한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하드웨어를 만들면, 기계의 통제 대신에 우리를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 줄 ‘새로운 기계’를 구축할 권한을 모두에게 예외 없이 부여한다. 자유롭고 개방된 시스템을 사용하면, 우리는 다시 한 번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줄 새로운 토대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통제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가서 아름다운 뭔가를 만들라.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이들을 도우라.“


우리는 자치권을 되찾기 직전이다. 총체적인 국가 감시를 끝내기 직전이다. 사전 동의도 없이 우리의 이름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폭로하고 책임을 묻기 직전이다. 독단적이고 부당한 제약이 사라진 자유로운 여행을 다시 시작하기 직전이다.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든 사람이 읽을 권리와 말할 권리를 찾기 직전이다. 
우리는 매일 직면하는 어려운 문제들을 바라보며 절망하기 쉽다. 한 명의 개인이 어떻게 자신보다 훨씬 큰 문제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겠는가? 일단 혼자 행동하기를 멈추면, 우리에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기회가 있다. 시위는 멈춰서 반대한다고 말하는 일이며, 저항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계속 가는 걸 막는 일이고, 대안을 세우는 건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주는 일이다.

어떤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일으키는 잘못인 태만과, 어떤 일을 함으로써 일으킨 잘못인 과실은 인간 행위의 음과 양이다.

여러분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어서, 펜타곤 문서를 유출하는 대니얼 엘즈버그를 도와줄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필요한 행동을 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여러분의 목숨을 걸겠는가? 많은 사람이, 당시 역사적 결과를 모른 상태에서 진행되었던 현실적인 투쟁과 실질적인 위험성이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그럴 거라고 대답한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 자신 외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쉽게 아니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굳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면 어떨까?

새로운 펜타곤 문서가 유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끝낼 수 있는 새로운 전쟁, 올바르게 만들 수 있는 부정행위, 성공이 불가능해 보이는 새로운 불확실성, 구축해야 할 새로운 대안,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률을 왜곡하는 권력자들에 맞서서 보존해야 할 오래된 가치와 정의 개념이 있다. 

이 세상에서 보고 싶은 ‘문제적 인간’이 되어,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넘고, 소위 애국심이라는 것도 넘고 공포를 넘어서 이 행성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라. 합법과 불법은 선과 악의 동의어가 아니다. 올바른 일을 하고 절대로 싸움을 포기하지 말라.

이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독재 체제로부터 우리의 행성을 자유롭게 할 여러분과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생각 중 하나이다. 이제 당신에게 달렸다. 가서 아름다운 뭔가를 만들고,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이들을 도와라.
- 제이컵 아펠바움, 위키리크스 전 대변인





작가 소개

코리 닥터로우 Cory Doctorrow

캐나다 출신 괴짜 작가로, 자유 저작권 운동가이자 ‘비타협적인 활동가’로 유명하다. 4개의 대학을 다녔지만 졸업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이 책 속에도 등장하는, 인터넷의 자유를 위해 힘쓰는 시민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에서 오래 활동해왔고, [테크노라티]가 선정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블로그’인 [보잉보잉]의 공동 편집자이기도 하다. 월간 방문자가 평균 3백만 명을 넘는 [보잉보잉]은 매년 접속자수와 이용률, 지명도에 따라 선정하는 세계 블로그 순위에서 10위 아래로 내려온 적이 없다. 

코리 닥터로우는 표현의 자유와 저작물의 자유로운 사용,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투명성 등에 관한 칼럼과 에세이를 [가디언] 등 각종 매체에 활발히 기고하고 있는데, 한국에는 이제야 처음 소개되지만, 2000년 초반부터 꾸준히 과학소설을 발표해왔다. 그동안 로커스상 세 번, 존 W 캠벨상 두 번, 그리고 프로메테우스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는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제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특히 한 해에 발표된 SF 중 최고의 논쟁적인 작품을 선정해서 수상하는 프로메테우스상은 현재 최다 수상자로 기록되어 있다. 

『리틀 브라더』와 후속작 『Homeland』, 프로메테우스상을 연이어 수상한 『Pirate Cinema』 외에도, 『Makers』, 『Wastelands』, 『For the Win』 등 많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으며, 26살로 요절한 천재 해커 애런 슈워츠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2014)에 출연하기도 했다. 3D 인형 제작사인 매키랩의 창설자이자 CEO인 앨리스 테일러와 2008년 결혼해 딸 하나를 두었고, 2015년 가을 영국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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