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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사라: 책소개, 작가소개, 목차, 출판사 리뷰

아작 책방/58 삼사라

by arzak 2018. 10. 3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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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어워드 4회 연속 본상 수상에 빛나는,
한국 SF의 자존심, 한국 SF의 최전선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창규의 본격 하드 SF 소설집





2005년 작가의 데뷔작 「별상」에서 2017년 수상작 「우주의 모든 유원지」까지,
특이점을 넘어선 미래 인류와 인공지능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들




목차


01 우주의 모든 유원지
02 삼사라
03 별상
04 해부천사
05 뇌수(腦樹)
06 망령전쟁
07 유일비
08 유가폐점





작가 소개


김창규


SF 작가이자 번역가. 동국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으며 2005년 「별상」으로 제2회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 부문에 당선되며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수준 높은 중단편을 계속 발표하며 한국 SF를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2016년 수상작들을 모은 소설집 『우리가 추방된 세계』를 펴냈고, 장편소설 『태왕사신기』가 있다. 옮긴 책으로 『이중 도시』, 『유리감옥』, 『영원의 끝』, 『뉴로맨서』 등 다수가 있다. 2014년 제1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 2015년 제2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우수상, 2016년 제3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 2017년 제4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을 받으며, 4회 연속 본상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출판사 리뷰


황금기 SF의 명맥을 잇는 정통파의 향기
김창규 작가는 한국 SF 씬에서 조금 특별한 의미에서 특별한 작가라 하겠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3대 그랜드마스터의 통치 아래 세세대대로 평안할 것만 같던 황금기 SF 시대를 연상케 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현대 작가들이 그 좋던 시절을 기반 삼아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타일을 개발하는 동안, 김창규의 작품은 위대한 선배들의 유지를 묵묵히 이어받아 계승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점은 크게 두 가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외적인 부분을 볼까요. 소설집 『삼사라』의 각 단편에 등장하는 미래 장치들은 모두 현대 과학의 입장에서 봤을 때 충분히 있을 법한 것들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금 깐깐하게, 보수적으로 검증을 거친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지요. 그런가 하면 가상현실을 다룬 「망령전쟁」 같은 단편은 인공지능 서버와 인간 유저 사이의 공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 자체가 아예 작품을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 장치는 과학적으로 유효한가’라는 질문은 특히 설정 탐색을 좋아하는 SF 독자들에게는 장난감 상자와도 같은 즐거움을 안겨주기 마련인데, 김창규의 소설은 작가 자신이 이러한 설정 놀이를 즐김으로써 소설을 써 가고 있습니다. 아시모프나 클라크가 떠오를 수밖에 없지요. 

김창규의 다소 보수적인 소재 선택은 예상 밖의 기발함을 만나는 즐거움은 덜하지만, 검증된 장치들을 이야기 속에 삽입해 원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외계 탐험보다는 새 기계를 만들고 그게 작동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공학도적인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순박한 기쁨이랄까요. 표제작 「삼사라」의 주인공들이 자신들의 존재 방식대로 외계 종족을 이해하려 드는 재미있는 순간은 김창규 스타일의 상상력이 가장 멋지게 발휘된 사례라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소설집에서 가장 기발한 순간들은 우리 인간을 프로그래밍 코드의 측면에서 재조명했을 때입니다. 거울을 바라보는 공학도의 복잡한 심경이랄지…. 인간의 사고 시스템이란 논리적으로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니까요.

이러한 담백한 시선은 김창규의 단편들 속 내적인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그렇게 복잡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소설집 『삼사라』의 각 단편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주인공은 과학과 상식을 믿고 보편적인 박애 정신을 보유하고 있으며 맹목적인 믿음을 싫어하는 건전한 회의주의자입니다. 이상적인 과학자상이라고 할까요. 역시 아시모프와 클라크를 필두로 황금기 SF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뉴웨이브 SF의 반(反) 영웅적인 인물이나 많은 현대 SF의 덕목(?) 중 하나인 반(半) 영웅적인 복잡한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죠. 향수를 느끼게 하는 선한 인물들입니다. 이러한 과학자상에서 벗어난 인물들조차 그 성격은 선하고 믿음직한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언제나 승리합니다. 비극적인 이야기에서조차 선한 인물들은 최소한 자기 뜻을 관철시키고 이야기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갑니다.

이러한 스토리라인은 좀처럼 변하지 않으며 대체로 예상 가능하죠. 기발한 전개를 좋아하는 분들은 이런 부분을 아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현대 SF의 팬이라면요. 그러나 좀 더 시선을 넓혀서 대중적인 취향을 고려했을 때, 이렇게 단순화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김창규의 SF가 보편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언제나 민중 속으로 파고들기를 원하는 SF 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작가라고 할까요. ‘경이감(sense of wonder)’은 재미있는 과학 장치의 몫으로 남겨두고, 스토리라인은 익숙하고도 보편적인 선에서 그 장치들을 안전히 다루는 데 주력합니다. 사이좋은 역할 분담이지요. 그만큼 안정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삼사라』는 기존의 SF 팬은 물론 아직 SF 소설에 익숙지 못한(그러나 영화 등에서는 자주 접한) 독자들 모두에게 두루 권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도 안정성 높은 단편집이라 하겠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 읽어도 좋은 과학소설집 한 권은 어느 서가에 꽂히더라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할 겁니다. 주위 모든 친구에게 두루 권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