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적단 7기 공고

아작출판사의 여덟 번째 책이 준비 중입니다. 딱 한 번 건너뛴 대한지적단 역시 7기를 맞이했습니다. 여덟 번째 책 출간에 앞서 애독자 분들에게 미리 교정과 조언을 부탁드리는 대한지적단 7기를 모집합니다. 

대한지적단은 클 대, 한가할 한, 크게 한가한 사람들의 참여를 바라는 이벤트입니다. 

'대한지적단 7기' 대상 도서는 2013년에 발표된 앤 레키의 첫 장편소설 《사소한 정의 (Ancillary juctice)》입니다. 앤 레키는 이 데뷔작에서 네뷸러와 휴고, BSFA, 아서 C. 클라크, 로커스 상 등 과학소설계의 굵직한 상을 휩쓰는 등 평단과 독자들에게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고 2014년에는 폭스TV에 드라마화 판권이 팔렸습니다. 데뷔작에서부터 이와 같은 상찬을 받은 작가는 매우 드문데, 이 작가가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사소한 정의》는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시공간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물과 사건들을 능란하게 그려냈는데요. ‘라드츠 우주’가 배경인 스페이스오페라물입니다. 저자는 《사소한 정의》에 이어 2014년에 《사소한 칼(Ancillary Sword)》을, 2015년엔 《사소한 자비(Ancillary Mercy)》를 발표하여 ‘라드츠 3부작’을 완성했는데 다소 성급하기는 하지만 라드츠 3부작은 벌써 21세기의 대표적인 스페이스오페라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사소한 칼》 역시 BSFA와 로커스상 등을 수상하여 앤 레키는 21세기 이후 수상경력이 가장 화려한 SF작가란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흩트리는 여러 가지 설정이 나옵니다. 소설 배경인 ‘라드츠 우주’의 중심에는 끊임없이 정복과 확장을 계속하며 3천 년간 우주를 지배해온 라드츠 제국이 있고, 라드츠 제국의 중심에는 복제를 통해 동시에 수천 개의 몸으로 존재하며 3천 년간 제국을 지배해온 절대군주가 있죠. 

또 라드츠 제국이 숭상하는 신들의 이름이 붙은 각 함선에는 감정을 가진 인공지능들이 탑재되는데요. 함선의 인공지능은 과거 병합에서 사로잡은 포로들을 생명중지 상태로 저장고에 비축해놓았다가 필요한 만큼 꺼내 보조체로 활용합니다. 삽입장치들을 설치하고 ‘연결’하는 일종의 수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죽어 있는’ 보조체들의 몸을 인공지능의 수족으로 부리는 것인데, 이 소설의 주인공인 브렉은 2천 년간 병력 수송선으로 존재하다가 파괴된 저스티스 토렌 호의 인공지능이 남긴 단 하나의 조각입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주인공은 인간의 뇌 안에 갇혀 생각하지만 인간이 아닌 셈이죠. AI의 시대가 다가온다는 법석이 난무한데, 아예 SF로 저 먼 곳까지 상상력을 키워버리면, 근시일내에 겪게 될 거라 예측되는 문제들이 사소해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촉박하게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죄송스럽게도 촉박한 일정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번 지적단은 4월 25일인 오늘부터 내일인 26일 정오까지 만 하루 동안만 신청을 받겠습니다. 블로그 비밀댓글에 응모하는 이들 중 최대 40인을 ‘대한지적단 7기’에 선정하여 대상 도서 《사소한 정의》  가제본을 발송드릴 예정입니다. 

지적단은 6기부터 그랬던 것처럼 분야를 나누어 ‘맞춤법 분야’ 20인과 ‘리뷰 분야’ 20인을 나누어 받게 됩니다. 맞춤법 분야 20인은 5월 4일 수요일까지 교정본 가제본을 사무실로 다시 보내주시면 신간이 나오자마자 발송드리도록 하겠구요. 리뷰 분야 20인은 출간 후 2주가 되는 시점까지 각 인터넷서점에 리뷰를 올려주시고 인증해주시면 신간을 다시 보내드립니다. 응모할 때는 분야를 나눠서 해야 하지만 활동할 때 분야를 넘나드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맞춤법 분야 가제본 교정에도 참여하시고, 이후 리뷰까지 쓰셔도 무방합니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을 위해 상품도 준비했습니다.

응모요령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우편으로 책을 발송해 드리기 때문에 응모하실 때 성함(식별가능한 아이디라도 상관없습니다)/받으실 주소/연락처(전화번호)를 반드시 명기해주셔야 합니다. 이번에는 분야를 나눴기 때문에 블로그 비밀댓글에 성함/모집분야/주소/연락처 형식으로 응모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응모한 신상정보는 이벤트가 종료된 후 출판사 측에서 파기합니다. ‘대한지적단 7기’에 많은 응모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