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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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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드츠 3부작과 인류 최초의 인공지능 함선에 대한 단상 안녕하세요, 아작입니다. 이번에 라드츠 3부작을 읽으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떠올리신 분 계신가요. 아르고 호 말이죠. 인공지능은 영어로 Artifical Intelligence죠. 해당 사물의 본래 특성과 별개로 인공적으로 부여된 지능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그 부여된 방식이 과학이냐 마법이냐는 중요하지 않지요. 아르고 호는 이아손이 동료들과 함께 황금 양털을 찾으러 가는 모험을 떠나기 위해 만들어진 배입니다.천재 공학자인 아르고스가 공들여 설계한 이 배의 선수는 도도네 숲의 성스러운 떡갈나무로 만들어졌지요.아테나 여신은 이 선수에 특별한 능력을 부여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위험을 미리 예견할 수 있는 능력이죠.아르고 호는 승무원에게 미리 경고를 전하고 함께 대화하며 각종 위험이 도사린 바다를 헤쳐 나..
'시간여행과 흑사병': 조 월튼의 '둠즈데이북' 리뷰 시간 여행과 흑사병: 코니 윌리스의 《둠즈데이북》 서평 조 월튼 《둠즈데이북》(1992)은 코니 윌리스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서, 모든 게 제대로 된 책이다. 나는 처음 출판되었을 때 이 책을 읽었고, 영국판 페이퍼백이 나오자마자 또 읽었고, 그 후로도 읽고 또 읽었다. 주로 책 속 배경처럼 크리스마스에 읽었다. 이 책은 전염병과 역사와 ‘카리타스(caritas)’에 관한 이야기다. 2054년의 유행성 독감과 1348년의 흑사병, 두 가지 시간대의 두 가지 전염병이 등장한다. 주인공 키브린이 과거의 잘못된 시간대로 가 갇혀버리고 그곳에 적응하며 사람들을 돕고 교훈을 배우는 동안, 미래 사람들은 키브린을 걱정한다. 두 시대가 번갈아 진행되다가 결말에 이르러 하나로 만나는 구성이다. 등장인물 모두 제 역할을 ..
아작 리뷰- 코니 윌리스의 크리스마스 단편집 모두가 크리스마스의 아이들 A. 수록작 소개 우선 이 작품집을 대략적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니 윌리스가 누군지 모르셔도 상관 없습니다. 이 단편집은 재밌습니다. 아주 우울한 이야기만 빼면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거의 모든 분위기를 다 수록한 선물세트 같아요. 코니 윌리스는 크리스마스에 무고한 생명들을 너무 많이 희생시킨 안데르센을 싫어하거든요. 수록작들의 장르도 다양합니다. SF와 코미디와 환상소설은 물론, (비교적) 진지한 드라마와 추리소설과 가벼운 호러물까지 준비돼 있습니다. 수록된 단편들을 간략히 소개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기적 - 회사에서 있을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여성에게 한여름의 캘리포니아 한량처럼 생긴 환경보호론자 크리스마스 유령이 찾아와 벌어지는 소동극. 작품 후반부의 작은 '기적..
'사소한 칼'을 비롯한 라드츠 3부작을 소개하는 감성파 가이드 문서 우리는 우주 속으로 들어가 마음 속을 떠도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환상의 세계를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당장 감각을 자극하는 모험이 시작되지 않더라도 이미 그 세계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또한 모험이 끝난 뒤에도 그 세계를 떠올리면 여전히 즐겁죠. 뛰어난 설정을 가진 세계는 작품이 직접 제시하는 이야기 밖에서 우리의 확장된 상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앤 레키의 '라드츠 3부작'은 이러한 설정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시리즈입니다. 굳이 이렇게 소개하는 이유는 이 시리즈가 우주 함대 전쟁을 다룬 작품치고는 액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입니다. '라드츠 3부작'은 밀리터리 SF로 보기에는 거의 소박한 수준이어서 시원한 전쟁 장면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굳이 비슷한 스..
'낙원의 샘' 리뷰 - 모두 사라질 거예요. 빗속의 눈물처럼요 모두 사라질 거예요. 빗속의 눈물처럼요 우주에서 우주복을 입은 채로는 눈물을 닦을 수가 없습니다. 닦으려면 헬멧을 벗어야 하니까요. 눈물은 차오르는 대로 고였다가 눈꺼풀이 깜빡이는 순간마다 조금씩 튕겨나와 반짝입니다. 많이 울고 나면 그 반짝이는 빛은 선명하게 보이지 않지요. 눈앞이 흐려진 뒤니까요. 눈물이 가득 차면 세상의 모든 빛들은 홀로 뜬 별 같은 선명한 광원이 아니라 성운이나 은하 같은 빛의 무리로 보입니다. 세상이 슬픈 이를 홀로 두지 않기 위해 그가 흘리는 눈물의 빛 덩어리 속에 모이기로 한 것 같죠. 우주에서 조난당한 뒤 자신의 목숨이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음을 받아들인 한 기술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구의 많은 존재들을 향해 긴 독백을 남겼습니다. 아마 거기에는 닦을 수 없는 눈물..
천재 해커 애런 슈워츠의 '홈랜드' 추천사 애런 슈워츠는 누구인가? 13세에 비영리 웹사이트를 개발한 젊은 개발자에게 주는 상인 Arsdigita Priza 수상14세에 RSS 개발 주도적 참여15세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활동 주도적 참여이후 스탠퍼드대에 진학했으나 자퇴하고 인터넷의 자유로운 사용을 위한 활동가가 됨FBI의 감시 대상이 됨 480만 건의 학술논문을 '그저 다운로드'한 혐의로 검찰측으로부터 13개의 법조항을 위반한 중범죄로 기소됨이후 꾸준히 인터넷 문화의 자유를 위한 활동을 했으나 중범죄 기소에 의한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스스로 목숨을 끊음. 당시 26세. 애런 슈워츠의 '홈랜드' 추천사 안녕, 난 애런이야. 혹시 내가 소설 속 등장인물이라 생각하고 내가 하는 말을 믿지 않을지 몰라서 이야기하자면, 난 피와 살이 있는 인간이야..
'저 이승의 선지자' 리뷰 -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작은 보살님이 만나서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작은 보살님이 만나서 *본문에는 이 소설의 스토리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스포일러라고 판단될 경우 먼저 책을 읽고 나서 다시 본 리뷰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저 이승의 선지자]를 낯설게 느끼는 독자들이 꽤 계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동양 신화에 나오는 용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겠죠. 여기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립니다. 이삼십 쪽 정도를 찬찬히 읽으시면 좀 편해집니다. 20세기부터 SF를 읽어오신 분이시라면 옛 에피소드 하나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요.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가 정신세계사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됐을 때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 소설은 진짜 재미있는데 초반에 낯선 용어들에 익숙해지기가 정말 힘들다'고 했었지요. 맞습니..
할 클레멘트의 “중력의 임무”는 과학에 보내는 러브레터다. World Without End 중력의 임무 리뷰 http://blog.worldswithoutend.com/2012/10/gmrc-review-mission-of-gravity-by-hal-clement/#.WDeYonc6-DU2012.10.30. 스콧 라제루스. 할 클레멘트의 “중력의 임무”는 과학에 보내는 러브레터다. 중력의 임무는 50년대 하드 SF의 원형으로 불리곤 한다. 즉 특정 등장인물이나 구성이 아니라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적 발견의 성과에 의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르다. 과학 교사로서 클레멘트는 이런 이러한 SF 구성에 특화된 사람이었지만, 또한 이 때문에 현대 SF 팬들에게 ‘그랜드 마스터’로서 소외 받는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클레멘트의 중력의 임무는 당시 SF의 기준으로 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