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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감옥':책 소개, 저자 소개, 추천사들

아작 책방/14 유리감옥

by arzak 2017. 11. 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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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과 영혼이 가장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 세계를

인간은 감당할 수 있을까






“찰스 스트로스는 영리하게도 카프카식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현재의 기관과 관습을 조롱한다.”
- [뉴욕 타임즈]



찰스 스트로스는 영국 출신 SF/판타지 작가다. 초기 작품은 하드 SF와 스페이스 오페라에 치우치는데, 그중에서도 기술적인 특이점을 배경으로 삼는 작품들이 많다. 기술적인 특이점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히 말하면 인류가 물질 입자와 에너지를 양자 수준에서 마음대로 다룰 수 있고, 최소한 인간과 대등한 능력을 보유한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가상의 어느 시점을 가리킨다. 그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특이점 이후로 인류의 생활상과 능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트로스는 이런 특이점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특히 특이점 이후의 세계는 네트워크상에 펼쳐질 것이라는 가정을 즐겨 이용한다. 이는 그의 경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트로스는 전업 작가가 되기 전 컴퓨터와 리눅스 관련 기사를 쓰는 기고가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점점 빠르게》, 에스카톤 시리즈로 불리는 2부작, 그리고 이 책 《유리감옥》이 특이점을 배경으로 삼은 SF에 속한다. 



“새로운 미래에는 새로운 안내인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찰스 스트로스다.”
- [파퓰러 사이언스]



SF는 상상력을 무기로 삼는 가장 첨예한 장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SF 역시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약과 갈등이 빠질 수 없다. 물론 그 제약과 갈등은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과 전혀 다르므로 읽는 이에게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런데 기술적 특이점을 다루는 SF는 특히 그 지점에서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특이점이란 인류가 태초부터 지니고 살아왔던 여러 굴레를 넘어서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유리감옥》에서는 ‘감정을 가진 기계’, ‘조립게이트’, ‘전송게이트’ 등 특이점 이후에나 사용 가능한 과학과 기술을 이용한 개념들이 쏟아진다. 인공지능이야 이제는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지만, 정신과 기억을 포함한 존재 자체를 유물론적인 관점에서 얼마든지 복제할 수 있는 장치나 웜홀 통로로 연결된 우주란 그동안 여러 SF에서 사용해왔던 클리셰인 동시에 일종의 궁극적인 설정이기도 하다. 《유리감옥》의 인류는 그야말로 우주 전역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원하는 존재가 되어 살아갈 수 있다.

찰스 스트로스는 거기에 네트워크를 더한다. 주인공 로빈을 비롯한 모든 이들은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살아가며, 웜홀 네트워크가 닿는 곳이 곧 거주 공간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복사하고 재조립할 수 있다는 건, 편집하고 검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는 편집과 검열 권한이 누군가의 손에 들어갈 때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지 잘 알고 있다. 검열을 받는 뉴스, 임의로 편집된 창작물도 그만한 영향을 미치는데 하물며 정신과 기억을 조작할 힘이 어느 한 세력에게 주어진다면? 《유리감옥》은 그런 일이 가능한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 광대한 스페이스 오페라이다.

특이점 이후라는 배경이 가져다준 자유는 그렇게 다시 갈등과 제약과 고통을 불러온다. 주인공 로빈은 그 세 가지에 더해 암살자들에게 쫓기는 처지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런 위협이 실은 망상은 아닐지, 자신의 정체성이라 믿고 있던 것이 실은 전부 다 착각은 아닐지 의심한다. 《유리감옥》은 상당한 규모의 스페이스 오페라이면서도 이처럼 인물 조형이라는 필수적인 요소를 탄탄히 움켜쥐고 있다. 따라서 독자는 얼음물 폭포 속에 뛰어든 것처럼 낯선 개념에 두들겨 맞으면서도 서서히 작품 속 세계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에서 언급했듯 찰스 스트로스는 본작에서도 RPG 게임과 관련된 요소를 삽입해 두었다. 보팔 블레이드/보팔 소드라는 무기가 바로 그런 요소다. 보팔 소드란 루이스 캐럴 원작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검으로, 재버 워키의 목을 자른 무기다. D&D 계열 게임 설정에서 이 보팔 소드를 차용하는데, 흔히 보팔 소드에는 적을 즉사시키는 힘이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작품 속 ‘교회’의 묘사를 읽는다면 한 번 더 미소를 짓게 되리라 생각한다.




작가 소개

찰스 스트로스(Charles Stross)

영국 출신의 SF, 판타지 작가이며 현재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전업 작가가 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했다. 그는 약학으로 학사 학위를, 컴퓨터 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경찰 잠복 근무에 두 번 얽히면서 약사를 그만 뒀고, 잘 나가던 스타트업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버블 붕괴에 때맞춰 그만 두고는 컴퓨터 관련 기고가 겸 작가가 되었다. 

1987년 잡지 [인터존]에 첫 단편을 실었고, 2003년에 발표한 첫 장편 《특이점의 하늘》을 비롯해 다섯 편의 장편을 휴고상 후보에 올렸다. 중편으로 휴고상을 세 번 수상했고, 《점점 더 빠르게》와 《아포칼립스 코덱스》로 로커스 장편 SF상과 장편 판타지 상을 각각 받았다. 휴고상과 로커스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캠벨상에 최종 후보에 오른 《유리감옥》은 프로메테우스상을 수상했고, 독일어판은 쿠르드 라스비츠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12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전통적인 SF라 할 수 있는 초기 작품의 경우 기술적인 특이점 이후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주로 다 루었다. 최근에는 대체 역사물 및 SF 요소를 섞은 판타지/오컬트 소설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계열의 작품들은 대부분 긴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출간 예정인 Laundry Files 시리즈의 새 장편 소설 원고를 다시 쓰고 있으며, 《리틀브라더》의 작가 코리 닥터로우와 더불어 크리에이 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2년에 《괴짜 황홀경》이라는 소설을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추천사들

찰스 스트로스가 오늘 간 길을, 다른 모든 SF들은 내일 따를 것이다.
- [아시모프의 사이언스 픽션 매거진], 편집자 가드너 드조와

새로운 미래에는 새로운 안내인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찰스 스트로스다.
- [파퓰러 사이언스]

찰스 스트로스는 영리하게도 카프카식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현재의 기관과 관습을 조롱한다.
- [뉴욕 타임즈]

믿음직하고 대담한 신작 SF란 옛 작품을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통찰과 가능성을 고유한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 찰스 스트로스는 이 작품에서 그 작업을 완벽하게 이루어냈다.
- [사이언스 픽션 위클리]

긴장감 넘치는 정치 심리 스릴러이며 페이지마다 새 아이디어가 묻어난다. ‘유리감옥’은 거기에 교활하고 날카로운 풍자를 더하고 있다.
- [레볼루션 사이언스 픽션]

찰스 스트로스는 고도의 예술적 기교를 통해 27세기 미래의 삶을 한 번 더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우리 시대를 재미있게 재구성해서 ‘무의미한 관습’으로 만들어버렸다.
- [북리스트]

복잡하면서도 흡인력이 있고 완성도가 아주 높은 편집증 스릴러이다. 첨단 SF 외삽법, 멋들어지고 복잡한 인물, 수많은 반전, 놀라운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합친 소설이며,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전성기 감각이 담겨 있다. 이 작품에서 스트로스의 에너지와 상상력은 절대 시드는 법이 없으며, 결말 또한 만족스럽다. 강력하게 추천하는 작품이다.
- [SF 사이트]

믿기지 않는 작품이다. 로빈은 굉장한 주인공이며, 이야기는 액션이 그득하고, 미래의 문화 인류학적 풍자를 통해 현대 시대의 개념에 주먹을 날리는 동시에 인물의 마음을 깊이 있게 파고 든다. 팬들은 이미 찰스 스트로스가 뛰어난 작가라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그의 훌륭한 특이점 이야기들 가운데서도 《유리감옥》은 최고의 작품이다.
- [미드웨스트 북 리뷰]

찰스 스트로스는 SF계에서 우리를 가장 흥분시키는 작가일 것이다. 《유리감옥》은 지금까지 나온 그의 작품 가운데 최고다. 스트로스는 이 책에서 정체성, 기억, 인격을 능숙하게 다룬다. 스트로스는 항상 흥미로운 미래를 만들어 낸다. 그 미래는 5백 년 전 사람이 현대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
- [SF 리뷰]

스트로스는 독창적이고 때로는 장난기 어린 시선으로 미래에 접근한다. 그는 이 SF 스릴러를 통해 정체성, 젠더, 인간의 조건 문제에 다각적인 화두를 던진다.
- [라이브러리 저널]

《유리감옥》은 단순한 유리가 아니라 프리즘이다. 찰스 스트로스는 그 프리즘을 이용해서 작품을 이루는 요소, 즉 긴장감, 액션, 풍자를 서로 다른 색으로 펼쳐 나아간다. 이 작품은 《뉴로맨서》나 《스키즈매트릭스》가 그랬듯 전통적인 SF의 경이감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재단장하는, 스트로스 최고의 소설이다.
- [SF 리뷰스닷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