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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책방/75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책소개, 저자 소개, 출판사 리뷰

세상을 바꾼 말썽꾸러기 개들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방송 이후 대한민국 반려견들의 삶을 바꾼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공식 가이드북!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기다려주고, 잘한 행동에 보상을 해주고, 산책을 함께하며 반려견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이 간단한 솔루션보다 더 중요한 일은 반려견 한 마리 한 마리의 말 못할 이야기를 들어줄 것.

“시도 때도 없이 짖고, 장판과 벽지를 물어뜯고, 공격적으로 달려들고 분리불안에 아무 데나 똥오줌까지 보는 강아지들의 이상한 행동은 과연 왜 그러는 걸까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강아지들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성장하고 살아가면서 주위 환경과 시시각각 일어나는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에 주목하고, 함께 사는 강아지가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보호자의 일상적인 행동 속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는지 살펴봄으로써, 반려견들과 보호자들의 삶을 바꿔놓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이제 4년만에 책으로 만나보자.

 

 

 

감수: 설채현

 

건국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UC데이비스와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동물행동 치료를 공부했다.이후 한국에 돌아왔다가 동물 트레이닝 관련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다시 미국으로 가 동물 트레이너 양성기관으로 유명한 미국 KPA(Karen Pryor Academy)에서 드레이너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수의사회, 미국동물행동학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SBS 〈동물농장〉,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 등 지상파와 종편을 오가며 강아지 문제 행동 해결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가 있다.

 

 

 

 

저자 & 감수자의 말

저자의 말

“세상에 나쁜 개는 없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이 처음 세상에 나온 건 벌써 4년 전인 2015년 3월이었습니다. 새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언제나 어렵지만, 특히 제목을 정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민스러운 일 중 하나입니다.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개성을 한마디로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후보가 올라왔다가 사라졌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 끝에 제작진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제목이 바로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였습니다.
그 후 4년 동안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우리나라의 반려견 문화에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켰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강아지를 장식품이나 애완용품으로 대상화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로 인식하게 만든 점에서는 제법 많은 기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아마도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 제목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그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설채현 선생님은 강아지를 결코 좋은 강아지와 나쁜 강아지로 나누지 않습니다. 그들이 하는 많은 문제 행동들도 나쁜 강아지의 나쁜 행동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죠. 세상에 나쁜 개는 없으니까요. 사실 강아지들에게 근본적으로 악한 의도나 행동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습니다. 다만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에 불편한 행동이 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애초에 나쁜 개가 아니었던 만큼 그런 행동도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가 없는 만큼 교육에도 당연히 억압과 체벌이 사용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다만 같이 살아가는 인간의 방식을 몰랐던 것뿐이니까요.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정확히 알려주면 배려심 넘치는 강아지들은 언제든지 인간을 배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알려주기 위해 사용되는 소통의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합니다. 선택할 기회를 주고, 올바른 선택에 대해 보상을 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전부입니다.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마다 이 단순한 원칙에 거짓말처럼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반려견들을 바라보다 보면 정말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어쩌면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변화를 원할 때, 혹은 상대방과 소통을 원할 때 분노와 폭력 보다는 이런 평화롭고 배려심 있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반려견에 대한 책일 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책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모쪼록 독자들께서 이 책을 덮으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것을, 그리고 소통과 배려가 우리 사람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었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이 행복해질 때까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이어가겠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아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주희, 책임연출

 

 


“개는 기계가 아닙니다”

2년 전 이맘때 새벽 6시, 핸드폰이 울리며 화면에는 ‘엄마’라는 단어가 나타났습니다. 바쁜 아들에게 방해될까 봐 항상 문자로 먼저 ‘아들 통화 가능?’이라고 물어보시던 어머니의 전화를, 저는 받지 않고서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핸드폰에서는 어머니의 흐느끼는 소리만 흘렀습니다.
그날은 저의 첫 반려견 아직도 보고 싶은 ‘슈나’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날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저의 반려견은 정말 행복했을 거라 말씀하시지만, 부끄럽게도 슈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정말 착한 천성을 타고난 강아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소리에 짖는다고 전기충격기를 이용해서 짖음을 고쳐보려고도 해봤습니다. 물론 짖음이 멈추기는 했었지만, 목걸이를 했을 때 공포스러워하던 그 눈빛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 눈빛을 보고 바로 슈나에게서 목걸이를 빼줬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슈나는 트라우마가 생겼고 목에 무언가를 두르기만 하면 공황발작과 같은 증상을 보였습니다.
바쁘다고 산책도 자주 시켜주지 못했습니다. 밥 잘 주고 아프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에 그 좋아하던 산책을 일주일에 2번 정도밖에 시켜주지 못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슈나는 반려견이 아니라 애완견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만 보고 이뻐하고 즐거워했을 뿐 슈나는 자신이 누려야 할 행복을 온전히 다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행동학을 배우고 트레이너가 되어 강아지는 어떤 동물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었을 때 슈나는 이미 치매에 걸려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을 슈나에게 해주고 싶어도 슈나는 제가 누군지도 알아보지 못했죠.

사실 수의사라는 꿈을 가지고 수의대에 입학한 후 학교에 다니는 6년 동안 저는 행동학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수의대에서 간단하게 행동학에 관한 공부를 하지만, 제가 학교를 다닐 때는 정규 교과과정에 행동학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수의대에 다니는 저에게 대부분의 친구들은 의학적 문제가 아닌 반려견의 행동문제에 대해서 물어왔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텔레비전에서 본 내용을 말해주던 것이 점점 이게 맞는 방법인가라는 물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의 방법을 배워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람의 정신과처럼 미국에는 동물의 행동의학 전문의가 있었고, 체벌보다는 칭찬을 통해 교육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행동학을 공부하려 했을 때 주위에서는 많이 반대를 했습니다. 친구들은 너 그거 하다 굶어 죽는다고 했고, 부모님은 다른 수의사들처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질병을 고치는 수의사가 되길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물의 행동도 수의학의 대상이고, 꼭 질병을 고쳐서 생명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반려동물들이 버려지지 않고 안락사당하지 않고 보호자와 행복하게 사는 것도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습니다. 동료 수의사들의 말대로 그 누구도 저를 찾지 않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수십 번 들었습니다.

그러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출연 이전에 이 방송을 즐겨봤습니다. 최대한 좋은 정보를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는 것을 보고 좋아도 하고 도움도 되고 조금은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막상 직접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여러분께 알려드릴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지금은 많은 분이 저를 알아봐주시고 사랑해주시며 방송 역시 더 사랑해주고 계십니다.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방송을 하면서 정말 보람되고 행복했지만, 힘들고 가슴 아픈 적도 많았습니다. 50번이 넘는 촬영 동안 많은 아이들을 만났지만, 아직도 연락하며 많이 좋아졌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제는 연락이 끊겨 많이 좋아졌는지 궁금한 아이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문제행동을 가진 반려견의 보호자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개는 기계가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사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제가 하는 교육을 보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며 “선생님만 보면 개들이 180도 바뀌는지” 물어오실 때면 너무나도 부끄러워지며 얼굴이 붉어집니다.
이 방송은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닌 피디님들과 작가님 그리고 감독님들이 모두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물 흐르듯 교육이 잘 되는 경우도 많지만 실패하고 실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려견들도 하나의 생명체이다 보니 제가 모든 것을 예측하거나 마음을 들여다볼 수는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편집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방송의 모습만 보고 전문가가 한 번만 봐주면 기계의 on/off 스위치를 올리고 내리듯 아이들의 행동이 바뀔 거라 생각하십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전문가들이 아무리 좋은 방법으로 교육시키더라도 보호자분들의 꾸준한 연습이 없으면 반려견의 행동은 절대 좋아지지 않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저는 아직도 공부를 합니다. 최근에는 바빠지면서 공부할 시간이 줄어들어 아쉽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벌써 모든 걸 다 아는 것 아니냐며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사실 동물행동학은 그 역사가 얼마 되지 않았고 말 못하는 우리 반려견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제가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는 많은 보호자분들이 제가 슈나에게 했던 실수를 하지 않고 사람과 반려견이 서로 행복한 진정한 반려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이 책에는 그동안 제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함께한 몇몇 친구들과 반려견에 대한 좋은 정보와 교육방법이 적혀있습니다. 그간 방송에서 가장 많이 다루었던 문제행동들과 시청자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는 질문들, 그리고 보호자분들이 꼭 알아주셨으면 하는 내용들을 간략히 다루었습니다. 물론, 이 책 하나로 모든 것을 얻을 순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반려견’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설채현, 반려동물 행동전문가, 수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