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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운 장편소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리뷰: 아, 이 책 정말, ㅋㅋㅋㅋ. by 김보영

아작 책방

by arzak 2020. 10.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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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환상문학웹진 거울’ 독자 투고란을 돌아다니다가 인상적인 글을 발견했다. <안에 사람 있어요>라는 단편이었다. 결혼식 1시간 전 화장실에 갇혀버린 한 신랑의 이야기였다. 좁고 지저분하고 지린내는 진동하고, 먹을 것은 변기 물과 휴지밖에 없고, 죽으려 해도 변기 물에 코 박고 죽을 도리밖에 없고, 삶과 죽음의 고뇌는 오가는데 뭘 해도 꼴사납기만 하다.

 

‘훌륭하네.’ 나는 생각했다. ‘돌다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글이 있다니까.’

 

그다음 달에도 독자 투고란을 돌다가 또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유시걸식 행운 보존법에 대하여>라는 단편이었다. 길에서 5백 원짜리 동전을 줍는 것으로 시작된 행운이 걷잡을 수 없이 몰아쳐서, 행운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된 주인공이 어떻게든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려 안간힘을 써도 상황이 행운으로만 치닫는 이야기였다. ‘멋지잖아.’ 나는 생각했다. 그런데 작가 이름을 보니 저번 달에 본 사람과 같은 사람 홍지운, 당시 필명인 “dcdc”였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그다음 달에도 독자 투고란을 돌던 나는 또 눈에 탁 띄는 글을 발견했다. <2014 뽁뽁이 대량학살사건에 대한 보고서>였다. 뽁뽁이 하나하나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하여 뽁뽁이를 함부로 터트리는 경망스러운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다. ‘와, 이것도 재미있어. 요즘에 재미있는 글이 많이 올라오네….’ 하고 생각하며 이름을 보았는데 이번에도 “dcdc”였다.

 

이쯤 되면 우연이 아니었다. 나는 그때부터 dcdc의 이름이 올라오면 주저 없이 읽었다. 블로그를 찾아보고 혹시 다른 글이 있나 뒤져 보았다. 이후에 올라온 <지성수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도, 그보다 먼저 올라왔던 <내 딸의 탄생설화에 관하여>도 좋았다.

 

거울에는 독자 투고란에 올라온 단편들 중에서 좋은 작품 하나를 선정하는 제도가 있다. 상품은 책 한 권인 간소한 행사지만 기준이 높은 편이다. 몇 개월씩 작품이 선정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 해서, 내가 간혹 웬만한 공모전보다 거울 선정작 되기가 더 어렵다고 농담하기도 한다.

 

다소 성급하게도, 나는 그달 우수작은 당연히 dcdc가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dcdc가 받은 상은 가작이었다. <유시걸식 행운 보존법에 대하여>가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그달은 거울 역대 수상작이 가장 많은 달이기도 했다. 좋은 작품이 몰린 것이다.

 

‘그럴 수도 있겠지.’ 나는 생각했다. ‘그래도 언젠가는 되겠지. 다음 달이나 그다음 달이나.’ 나는 그런 상태로 dcdc의 글이 올라오면 챙겨보면서 지냈다. <지성수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도 다음 달에 가작이 되었다. ‘또 가작이네? 뭐 다음에는 되겠지.’ 그런데 그다음 작품도 가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도……. 5년이 지나 이 책의 첫 출판본이 나올 때도 우수작이 없었고, 당시까지 가작만 최다 수상자였다.

 

미안하다. 이거 추천사 맞나. 혹시 디스인가. 이게 다 사실이다. 그런데 이 소설에는 이런 이야기가 어울릴 것 같다.

 

 

어디가 어때서

 

지난 몇 년간 나는 집필에 빠져 다소 세상과 관심을 끊고 살았는데, 그때에도 이 작가의 출간 소식이며 공모전 당선 소식이 어디선가 들리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째 들려오는 소식이 없었다. 어느 날 그런 한탄을 하는 것을 트위터에서 보고 블로그를 찾아가 본 것이 이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8화였다. 네이버 웹소설에 도전했다가 조회수 7이라는 처참한 판정을 맞고 나가떨어진 뒤에 튀어나온 에피소드였다. 거듭 미안하다. 이거 진짜 추천사 맞나.

 

그리고 나는 첫 문장부터 웃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배를 잡고 웃었다.

기뻤다. 물론 조회수가 안 나와서 기쁜 건 아니었다. 긴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는데도 필력이 살아 있고 작가가 살아 있었다. 내가 처음 보았던 그대로 쌩쌩했다.

 

이 작품이 왜 망했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웹소설 체계가 좀 그랬으니 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쯤 되면 고민이 된다. 내 눈이 삐었나, 아니면 세상눈이 삐었나.

 

그런데 뭐 내가 지금까지 블록버스터 다 좋아하며 잘 살아왔는데 갑자기 이 작가에게만 삐었을 것 같지도 않고, 세상눈이 다 삐는 것도 나름은 이상한 일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일은 그저 있기 마련이었다.

 

그건 내가 김꽃비라는 배우를 왜 여태껏 몰랐는가 하는 문제와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김꽃비가 예쁜 것처럼 홍지운의 글은 재미있다. 죽인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든 이 실존적이며 우주적인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잘 팔리는 작가는 아니다. 상대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안 나가냐면 로저 젤라즈니나 필립 K. 딕만큼 안 나간다. 그런 나를 안타까워하며 주변에서 여러모로 충고해 준다. 내 주위에 베스트셀러 작가는 하나도 없건만 베스트셀러 쓰는 법 강의는 만나는 사람마다 듣는다. 말하는 바는 비슷하다. 쉽고 무난하고 평범한 것을 쓰라고 한다. 평범한 서울 어느 카페 같은 곳에서 평범하게 여자와 남자가 만나 사랑하고 아기 낳는 그런 이야기.

 

그런데 듣다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는 원래 잘 안 된다. 출판도 되지 못하고 누구의 눈에도 띄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눈에 띄지 않은 작품은 알지 못한다. 베스트셀러밖에 본 적이 없다.

 

무난한 작품이 뜨는 이유가 있다. 그들이 다른 것을 대체하기 때문이다. 무난한 작품이 뜨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누군가가 그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그 무난한 작품은 블랙홀처럼 다른 것들을 빨아들이고 그 자리에 선다.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떴을 때 대한민국의 모든 경영자들은 개발자들에게 “스타 같은 게임을 만들라”고 했다. 무수히 나왔고 그들 중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최상의 것이 이미 있는데 누가 카피본을 할까? 설령 최상의 것이 아니더라도,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같이 어울려 하는 것이 있는데 왜 다른 것을 할까?

 

그렇게 남을 대체할 수 있는 작품들에는 긴 세월 인고의 길을 걸어오며 쌓아 온 경험과 지혜와 노하우가 담겨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털끝만큼이라도 나은 무엇인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사람들은 털끝 차이로 그들을 택한다. 그런데 나더러 그들을 카피해서 대체해 보란다. 장난하나.

 

사람이 안 팔리는 이유야 많고도 많겠지만, 내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든, 내가 남을 대체하지 않는 한 나는 별로 대중적이 될 것 같지가 않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거꾸로 그렇기에 나는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무탈하게 살 거라고 생각한다. 남도 나를 대체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대신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처럼 안정적이고 무탈한 인생을 버리고 성공 가능성도 점칠 수 없는 도박판에 뛰어들라고 한다. 참 이상하지. 나보다는 그들이 훨씬 더 삶에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 같은데.

 

혹시나 이 작가가 나처럼 의미 없는 고뇌에 시간을 낭비할까 싶어 민망하게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대체불가능하다. 이 책은 대체불가능하다. 그게 뭘 주거나 보장해 준다고 장담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당신이 그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이 좋다. 당신도 그걸 알고 좋아하면 좋겠다.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할까 말까 계속 망설였다. 한 세 번쯤 장문의 편지를 썼다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무슨 오지랖인가 싶어 그만둔 적도 있다. 나중에 안면을 트게 되었는데, 내가 그 이야기를 했더니 왜 진작 말해주지 않고 자신이 그동안 바닥을 파게 내버려두셨냐며 웃었다.

 

그러게, 오지랖이면 뭐 어떤가.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할걸. 일찍 말하지 않아 미안하다. 이렇게 다 하고 나니 원이 없다. 나 당신 글 참 좋다. 김꽃비를 좋아하는 당신도 좋다. 앞으로 변하지 않아도 좋고 변해도 좋다. 이렇게 당신 글 추천할 수 있어 또 참 좋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의 표면은 우리가 흔히 보는 슈퍼로봇 만화의 소설 버전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이유는 모르겠는데 도서관이나 물레방앗간처럼 전혀 군사적으로 의미가 없고 인명피해도 없는 곳만 골라서 착하고 성실하게 공격해 오는 외계인 황제 이야기다. 일주일에 한 대씩 로봇을 생산할 능력이 있으면 한꺼번에 끌고 가면 될 것을, 꼭 하나씩, 꼭 그것도 어느 변두리 나라 주인공 사는 동네 주변에만 보내서 신사적으로 싸우고는 매번 지고 돌아가는 이야기 말이다.

 

“그러니까 이게 다 사기라는 거죠.”

- 1화 ‘그 남자의 소개팅’ 중에서

 

가르바니온은 시작부터 선언한다. 이것은 쇼다. 할 일 더럽게 없고 잉여롭고 관대하고 자비로운 대제가 벌이는 우주적 리얼리티 쇼다. 그리고 이 소설의 위기와 갈등은 지구가 정복되는가 마는가, 죽는가 사는가, 외계인이 이기는가 우리가 이기는가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 대저 어떻게 시청률을 끌어들일 것이며 관광객을 유치하고 조기에 종영되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작가론적인 위기다. 소설 그 자체가 위기다. 문장마다 위기요 단락마다 위기다. 복선을 처리 못 하는 것도 위기고 등장인물이 연애를 안 하는 것도 위기요, 주인공이 유치한 대사를 읊는 것도 위기며 떡밥이 회수되지 못하는 것도 위기다.

 

“D대리가 우리 스토리랑 설정에 빈틈 너무 많다고 그랬지.”

“대리님이 그렇게 말씀하긴 했죠.”

“그래서 내가 특별예산 당겨주고 현지인 작가 섭외하라고 했지.”

- 2화 ‘그 갑과 그 을의 사정’ 중에서

 

이 소설은 초장부터 네이버 웹소설이라는 전장에 투하되었고, 이야기 전개 전체가 실시간으로 네이버 웹소설의 인기와 조회수와 작가의 심경을 반영한다. 그리고 조회수 7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내고 선정작도 연재 초반에 결정 나면서 이 소설은 대놓고 차원교류의 폭발을 일으켜 버린다.

 

이 소설은 네이버 웹소설로 가보겠다고 쓴 소설이었는데 망했다.

- 8화 ‘본격 이 소설이 왜 망했나 탐구하는 에피소드’ 중에서

 

그리고 놀랍게도 그 시점에서 이 소설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때까지는 무대 뒤 세트장이며 스텝들을 잠깐잠깐 보여주며 가끔 작가도 난입해서 변사를 하곤 하던 연극이, 아예 무대 뒤를 전부 열어젖혀 버린 것이다. 커튼을 떼어버리고 작가도 연출가도 스텝도 전부 무대로 뛰어들어 세트를 고치고 연출을 바꾸고 앉은 자리에서 스토리를 바꾼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시작지점에서 아련하게 가져갔던 바로 그 정서, 안 팔리는 쇼를 끌어가는 작가의 희로애락을 거침없이 뿜어대면서, 어쩌면 이 작품이 수상했더라면 가질 수 없었을(그랬다면 안 좋았을 거라는 게 아니라, 아, 계속 추천사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밑바닥 정서로 질주한다.

 

하지만 굴하지 마라. 쓰러지지 마라. 싸움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견뎌내는 것이다. 아무리 갑이 육갑을 떨어도 을은 이겨내야 하니까. 진정한 싸움은 이제부터니까.

- 8화 ‘본격 이 소설이 왜 망했나 탐구하는 에피소드’ 중에서

 

그렇다고 이 소설이 작가가 바닥을 기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는 마지막까지도 작가로서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 똥개가 되어버린 뒤 폭력적인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악의 지성체 이야기며, 성희롱 충격으로 3화 만에 주인공을 물리치고 스토리를 망쳤다고 우는 여자 악당 이야기며, 서로 다른 이해력으로 제각기의 방식으로 인간을 위하는 세 안드로이드 이야기들, 웃고만 넘기기에는 각 에피소드 모두가 면면히 훌륭하다. 슈퍼로봇물뿐만 아니라 과학소설과 장르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 있어, 통찰력 있는 패러디와 이야기를 끌어낸다.

 

“넌 구형이 아니지? 그럼 신형은 왜 내가 담배를 피워도 아무렇지 않은 거야?”

3호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HP는 줄지만 MP가 차는 것이 보이거든요.”

- 6화 ‘안드로이드는 전기구이통닭의 꿈을 꾸는가’ 중에서

 

쇼는 중반부터 결말을 예고한다. 이야기가 끝나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웹소설에 선정도 안 되었고 12화밖에 지면이 없어 끝난다. 운명이다. 그냥 김꽃비가 예뻐서 행복했던 대제도 조금은 씁쓸하다. 그래도 행복해 보인다. 살아간다. 잉여롭게.

 

우주에서 가장 할 일 없는 사람의 어머니한테 부탁을 받았는데. 잘 놀아야지.

- 외전 2 ‘사춘기의 끝’ 중에서

 

 

김꽃비

 

“지금 인류가 중요한가, 김꽃비가 중요한가?”

“그게…”

“당연히 김꽃비 아닌가.”

- 5화 ‘최종전략인간병기 그녀’ 중에서

 

김꽃비 없이 이 소설 없고 이 추천사가 김꽃비 없이 넘어갈 수도 없다.

 

초반에 이미 대충 앞날을 짐작한 작가는 3화에서 주인공을 물리쳐버리고 5화에서 김꽃비를 등장시키면서 이야기의 한 부분을 내려놓는다. 그때가 이 작품이 또 하나의 정체성을 확립한 시기다.

 

김꽃비는 단순히 작품을 재미있게 만드는 소재로 차용된 것이 아니다(어찌 감히!). 목적이며 의미이며 모든 것이며 이 소설 그 자체보다 중요하다. 김꽃비가 등장하면 이야기는 방향을 잃고 목적도 잃는다. 감정도 과하고 이야기도 과하며 전개는 안 하고 김꽃비 타령에 페이지를 낭비한다. ‘진심’이기 때문이다.

 

“지구에 와서 마음에 드시는 것은 있습니까?”

“김꽃비.”

“김꽃비 외에는?”

“김꽃비 영화?”

- 9화 ‘악의 기원’ 중에서

 

어쩌랴. 팬은 제정신이 아니다.

 

책을 읽다가 나도 프로필과 사진을 찾아보았다. 영화를 본 적은 없지만 보게 될 것 같다. 레드카펫에 한진중공업 셔츠를 입고 온 것도 알게 되었다. 부끄럽다. 김꽃비 님을 내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본 사람들 중 누구는 ‘그렇지 김꽃비가 예쁘지 여기 알아주는 사람이 있네’ 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나처럼 부끄러워할 것 같다. 나도 앞으로 어디서든 김꽃비가 나오면 보게 될 것 같다. 나만 그러랴.

 

그러니 이 작가, 성공했다. 모든 걸 이루었다.

 

이 책 표지모델은 김꽃비다. 원고료보다 많은 돈을 들였다는 소문이다. 작가가 서문에도 제 작품은 뒷전이고 김꽃비만 홍보한다. 이 작가 대체 제 작품에 관심이 있는 거냐, 김꽃비에게 관심이 있는 거냐. 물론 김꽃비겠지.

 

그렇기에 이 소설은 사랑스럽다. 자신보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든 사랑스럽다. 자신은 원래 기본으로 사랑하기 마련이니 사랑이 두 배다.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까.

 

 

마침

 

나는 이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ㅋㅋㅋㅋ를 남발해 마지막까지 웃었다. 간혹 그런 책이 있다. 감상을 쓰려는데 ㅋㅋㅋㅋ밖에 떠오르지 않는 책이. 그런데 그런 작품에 때로 무슨 철학자 이름과 괴상한 이론이 붙어서 현학적인 찬사가 쏟아질 때가 있더라. 몇 번 그런 일을 겪고 나니 나는 저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ㅋㅋㅋㅋ야말로 지고의 쾌락이며 천상의 기쁨이요 인류의 원초적 정서에 아로새겨진 이데아의 축복으로 나를 로그인하게 만드는 최상의 찬사요 칭찬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 내 심장이 이끄는 대로 ㅋㅋㅋㅋ라는 찬사로 마무리하고 싶다.

아, 이 책 정말, ㅋㅋㅋㅋ.

 

- 김보영, SF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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