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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다음은 무엇인지, 무엇이 있기나 한지, 그렇다면 지금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대체 왜 살아남아야 하는지. 그런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되었던 책.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이해해본 적 없는 인간의 피부 아래로 들어가는 경험을 할 이야기. 온정주의나 냉소주의 없이 한 인간을 이해하는 단편들이 담긴 소설.
괜찮은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둔 뒤 후속편에서 지리멸렬해지는 이야기는 많다. 그리고 야심차게 출간을 시작한 뒤 이런저런 이유로 후속편을 제대로 내지 않는 출판사도 많다. 별의 계승자 시리즈는 이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
작가는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라고 말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 같이 조금씩 불행하거나 불행해진다. 그렇지만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기에 그들의 쓸쓸함은 온전히 그들만의 것은 아니다. 그것이 이상하게 위안이 된다.
도저히 이 책의 이야기들은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멋진 책. 그런만큼 얼마나 훌륭한 솜씨로 짜놓은 이야기들이 강렬한 힘으로 불타올랐는지 되새기게 되는 이야기들.
코니윌리스의 세계에 빠지기 시작하는 계기로도, SF의 다양한 분위기를 맛보기에도 최고의 책
책을 덮고서 사랑할 여력을 그러모아 주먹을 쥐어보았다. “손이 창백할 때 이 책을 펼치세요.”
출판사 아작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 책. 번역자로부터 “신생 SF 출판사가 생겼는데 책을 보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또 새로운 불나방이 불에 뛰어드려니 했었는데….
사소한 정의를 처음 읽고 너무 흥분했다. 들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하고 싶었다. “스페이스 오페라 좋아하세요? 안 좋아한다고요? 사소한 정의를 읽으면 좋아하게 될 거예요!”
때때로 우리의 삶은 “매우 혼란” 상태이며 기억은 무수히 많은 파도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결코 끝까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우리 시대의 수많은 트리샤와 팻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첫사랑, 첫눈, 첫키스. 처음이란 단어가 붙은 말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아작의 첫책이어서도 그렇지만, 경쾌하게 술술 읽고 덮었는데, 자꾸, 계속, 한번씩 생각나는 작품. 그래서 찐이다.
우주선 안에서 새로 깨어난 클론들이 자신들을 죽인 살인자를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이 작가가 얼마나 영리한지는 결말이 말해준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하인라인의 책이다. 처음 읽었을 때 정말 감동받았고, 여러 번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우주로 가보고 싶은 십 대 소년 소녀가 모험을 통해 영웅이 되고 마치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영원히 재밌는 소재로 남으리라.
아작 책에 갑자기 손 대기 너무나 두렵다는 분들께 ‘부담없이 이거 어떠세요?’ 하고 입문용으로 고른다면 이 책! 무엇보다도 재미있다. 수록작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버려진 곰인형들을 위한 만가>.
스릴러와 SF, 두 장르의 결합이 맛깔스럽다. 미래의 범죄 현장과 해결 과정을 흥미롭게 따라가는 동안 인간이 불멸하는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범죄 유형을 선뜩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원숙함까지 겸비한 작가의 사고와 구상화 능력이 빈틈 없이 들어찬, 완성도 높은 SF의 표본.
천선란 작가의 서늘함을 좋아한다. 천선란의 따뜻한 글도 좋지만 그의 특기는 서늘하고 슬픈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일, 이 단편집에는 그런 매력을 지닌 작품들이 모여 있다.
작가의 이름과 제목만 들어봤던 작품을 직접 읽을 수 있어 뜻깊었고, 작품에 담긴 선구적인 시각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시간의 흐름과 망각 속에 잠겨 있던 한국 SF 고전의 발굴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저작.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이산화는 비주류에 대한 사랑을 가장 우아하고 세련되게 풀어내는 작가이기도 하다. 마땅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야 할 책.
7년 동안 내리던 비가 멈춘 순간, 나는 금성을 뒤덮은 거대한 숲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레이 브래드버리라는 작가를, 그의 작품을 사랑하게 되었다.
대명사를 뒤틀고 지우는 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연작. 그렇다고 이 신나는 시리즈의 스페이스 오페라로서의 재미가 그 아이디어 안에만 갇혀 있는 건 아니다.
표지에 칼이 하얀 칼인 건은 몹시 아쉬우나 그래도 <붉은 칼>은 최고! 광막한 우주에서 펼쳐지는 여성의 사랑과 전쟁, 연대와 생존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나는 바로 이런 걸 읽고 싶었어. 팁트리 주니어의 소설을 읽은 다음에야 이런 걸 읽고 싶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이의 소설집을 한글로 읽기 위해서 우리는 너무도 오래 기다려야 했다.
타인을 사랑하고 자신을 돌아보라는 오랜 교훈의 가장 환상적인 변주. 작가가 독자를 울리기 위해 반드시 슬픔이 필요한 건 아니다.
표제작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는 내 인생에서 ‘단편’의 맛을 알려준 강렬하고도 날카로운 작품. 꼭 추천한다!
아작이 스스로 빚어 내놓은 첫 작품이기에 그 자체로 기념비적이다. 뭣보다, 돌이킬 수 있다면, 이 작품을 읽기 전으로 돌아가서, 그 놀라운 설렘과 훙분을 다시금 느끼고 싶다.
동화와 민담과 설화를 오가는 소설. 스산한 단편들이 묘하게 포근하고 저릿하다. 매력적인 도입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와 나만 남곤 했던 유년기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원초적인 동경'을 가장 잘 표현하는 거장 아서 클라크의 대표작. 시대를 뛰어넘은 SF의 영원한 정전. 미래, 우주, 외계인, 인문사회적 시야의 확장 등등 SF만이 선사하는 ‘경이감'의 핵심 고갱이들이 오롯이 담긴 걸작.
나의 현실에서 SF적 상상력을 드러내는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을 깨닫게 됨을 알게 해주는 책. 우리가 변방에, 주변에서도, 존재하고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넌지시 말해준다.
이 책을 읽고 코니 윌리스라는 작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유쾌한 분위기를 가졌으면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이 매력적. 특히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는 크리스마스에 읽으시길 추천.
과학소설의 정의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만약 이런 세계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그리는 장르’라고도 부를 수 있을 텐데, <중력의 임무>는 그 정의에 완전무결하게 부합하는 작품. 중력이 단순히 700배가 되는 행성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그 위에 사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도 그려냈다는 점에서 탁월한 작품.
코미디에 애정을 가진 저에게 곽재식 작가는 지나칠 수 없는 존재다. 푸근하고 엉뚱한, 곰탕 안의 젤리 같은 한국 SF코미디를 찾으시는 분들께 <지상 최대의 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을 소개받았던 장면을 또렷이 기억한다. 생맥주를 흡입하던 야외 테이블. 안주는 먹태였고, 나는 입에서 생선조각이 튀어나가는지도 모른 채 소리를 질렀다. “미친! 그런 소설이 있다고요?” 그렇다, 있었다. 그런 소설이.
저녁놀처럼 그리우면서도 기괴한 사변소설의 이미지와 가상의 노스탤지어.
시의적절한 기획과 출간으로 ‘페미니즘 SF’의 존재를 팬덤 밖으로 널리 알려준, 아작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60년대 한국문학 특유의 문체에서 느껴지는 고전적인 정중함이 더욱 매력인 놀라운 SF 소설. 주인공 우선구가 그랬던 것처럼 작가도 작품에 자기를 담아 헤매는 후손에게 메세지를 전하려 했던가? 내 고통을 죄다 남탓으로 투사하며 편을 갈라 싸우는게 정의인 줄 아는 요즘 시대에 필히 읽어야 할 진정한 미래소설.
숨 쉬듯 혐오를 내뱉는 세상에서 매번 실망하면서도 계속해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는 소설집. 이서영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로서의 사랑을 믿고 계속해서 사랑해 나가는 작가다.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 개념, 무대로부터 시작해, 우리가 상상도 해본 적 없는 경이의 세계로 이어지는 단편들의 묶음. SF독자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무지개맛 과자상자이다.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SF 장편 중 하나. 문목하 작가님의 새 장편과 영상화 모두 절실히 기대한다!
좋아할 작가를 찾고 싶을 때 단편집을 손에 든다. 이 여행이 언제나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때로는 지루하기도, 불편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언제나 경험이 남는다. 페미니즘과 SF는 늘 추천하는 여행지. 이쪽으로 떠날 준비가 된 사람에게라면 이 책은 오랫동안 재미있을 것.
한국 SF 문학의 큰 성취. 가슴 뭉클해지는 이야기들이 탄탄한 과학적 틀거리 위에 놓여 있고, 독자를 쥐락펴락하는 교묘한 전개와 흡인력까지. SF를 잘 모르는 독자들이라도 한 번쯤 꼭 읽어보시길.
곽재식 작가는 오직 한국에서만 일어날 것 같고, 꼭 한국에서만 일어나야 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SF와 로맨틱한 SF를 능숙하게 펼쳐놓는다. 이 얼마나 멋진 블랙코미디인가.
SF를 처음 읽거나 잘 안 읽던 사람에게 입문용으로 좋다. 재미있고 전개가 빠르며 마지막엔 살짝 뭉클하다. 과학과 공학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을 바탕에 놓고 쓰인 ‘미스터 SF’ 하인라인의 대표작.
특이점 이후의 미래, 실험이란 명목으로 21세기의 중산층 가정에 떨어진 주인공이 자신의 허물어진 정체성을 다시 쌓아나가는 싸움을 그린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검열, 신분 도용, 복제와 같은 근대의 낯익은 개념들이 러브크래프트의 괴물들보다도 무섭다고 느낄 것이다.
농담과 서정과 비애를 완벽하게 저글링하는 솜씨를 보여주는 단편집. 같이 있으면 좋은 사람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했던 책이다. 나 혼자만 웃겨 죽기는 아깝고, 또 사람이 살면서 가끔은 혼자 낄낄웃다가 속으로 ‘아, 이거 정말 웃긴데 어디 말할 데도 없고…’라며 좀 고독해지고 그래야 된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서 한참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쌓인, 응축된 서사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 같은 한 문장이었다. 특별하거나 어려운 단어 하나 없이 감정을 전달한다. 내가 소설을 읽는 건 바로 이런 문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과학자들의 상상력과 티키타카가 빛나는 소설. 과학적 이론을 이용하여 상상의 세계를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느껴 보길 바란다. 그야말로 ‘Oldies, but goodies.’
혐오마저도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 놀라고, 꽤 까다로운 전개임에도 단숨에 읽힌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란다. 이 책을 읽으면 사람들이 왜 코니 윌리스, 코니 윌리스 하는지 아시게 될 것.
누구보다 다정하고 사랑 가득한 이서영 작가의 신작 소설집. 특히 단편 <센서티브>는 한국 SF 단편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
유물론적 사고실험과 약자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이 경탄이 나올 정도로 잘 결합된 소설집. 특히 단편 <유일비>는 좋지 않은 뉴스와 염세적인 풍경으로 가득한 현재에, 모두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작품이다.
다섯 번째 한국어판이라는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안 읽은 사람 없게 해주세요.”
작가에 대해서도 소설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해 혼자 신나 끝까지, 점점 가속하며 내달리는 기분으로 읽었다. 읽는 동안보다 다 읽은 다음이 더 좋아서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아작에서 내는 한국 작가 소설들은 무조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
한국 소설계에서 등한시되던 SF 장르, 이 장르가 새로운 꽃을 피우기 전 꼭 필요한 책. 편견의 틀 없이 만들어진 <나는 바나나다> 속 중편들은 매우 기발하고 날카롭다.
60년대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비영어권까지 아우르는 광대한 작품 선정을 통해 페미니즘 SF가 이룩한 성취를 한눈에 조감할 수 있는 단편선. 특히 페미니즘을 매도하고 폄하하는 시도가 끊이지 않는 지금 같은 반동의 시대에 더없이 귀한 결실.
5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어도 깊은 울림과 생각할 거리를 송곳처럼 가슴에 찔러넣는 SF. 사랑과 운명에 휘둘리며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고 나는 다시 첫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따라가려고 노력하다 정신을 잃다보면 어느새 동화되어 있는 책!
이 단편집의 표제작이 번역되어 나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이 잔혹한 우주를 살아가는 생물들의 사랑과 운명과 죽음에 대한 아름다운 책이자, 아작을 주목하게 된 계기.
차이나 미에빌의 세계는 분열되어 있으면서도 통합적이다. 그 중에서도 바스라그 연작의 <상흔>은 삶이란 필연적으로 상처입은 모양대로 자리할 수밖에 없음을 풍성한 알레고리로 그려낸다. 뒤틀린 이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손을 맞잡는 이야기.
아작에서 내줘서 고마운 책도 많았고, 좋아하는 책도 많지만 특히 이 소설이 나왔을 때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니 윌리스의 소설은 대체가 어려운 특별한 경험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에 담긴 유머, 지적 유희, 서사적 쾌감. 그리고 각자도생의 시대에 더 절실한 어떤 태도와 관점까지.
냉동 수면과 시간여행, 그리고 고양이, 이 세 가지 조합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작품. 거기다 한국 최고 SF작가님의 훌륭한 번역까지. 이 답답한 시기에 여름으로 가는 문을 열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멋진 고양이와 함께.
충분히 환상을 섭취해야만 현실을 버틸 수 있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레이 브래드버리의 단편집은 책상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든든한 종합비타민제와 같다.
천천히 사멸하는 세계가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건 생존을 향해 발버둥 치는 인간이 여전히 사랑하고 미워하며 마주보기 때문이다. 해체된 세계의 생태계에 SF라는 현미경을 들이댄 집요한 사랑 이야기.
SF라는 장르가 줄 수 있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이야기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상상의 즐거움을 시종일관 놓치지 않는 이 수작을 더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다.
문체가 아름답고 문장이 적확하며 독자를 먼 곳으로 떠나게 해준다. 떠났다가 돌아오면, 다른 사람이 된다. 조금 덜 외로워진 인간이 된다.
작중 배경은 인도이거나, 더 멀거나, 완전히 새로운 세계거나 개념임에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확실해서 좋았다.
이 책의 끝을 잊을 수가 없다. 마지막 단편 <다락방> 소녀의 말대로, 세상들 사이에 존재하는 벽이 허물어졌고, 나는 아름답고 위험하게 뒤섞인 세계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그 속에서 나는 자유로웠고, 또 끝도 없이 두려워 참으로 행복했다.
누군가 내게 단 한 권의 SF소설만 타임캡슐에 넣어 만년 뒤의 미래로 보낼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1초의 고민도 없이 이 책을 꼽겠다. 우주 저편에서 날아온 원통형 물체 ‘라마’를 탐사하며 그 경이로움을 묘사하는 이 소설은 “하드 SF는 너무 근엄해서 재미의 쾌감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화끈하게 박살내는 어드벤처 액션물이기도 하다.
SF계의 최고의 수다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거장 코니 윌리스의 <크로스토크>를 추천한다. 텔레파시와 유전자, 소통과 사생활 침해 사이의 무거운 문제를 빠르고 장황하게 풀어내는 새콤달콤한 책.
신인작가들의 작품은 지금 이 장르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지표와 같다. 신인작가들의 손과 눈으로 빚어지고 중견작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다듬어진, ‘지금 여기’를 보여주는 이정표 같은 책.
이 세상에 천재는 의외로 많지만, 그 결과물을 풍성하게 내어 놓는 천재는 매우 드물다. 그리고 할란 엘리슨이 바로 그런 드문 천재다. 작가가 직접 지은 작품 제목부터 당신의 관심을 확 끌었음이 틀림없을 텐데, 수록된 단편들의 내용도 제목만큼이나 훌륭하다.
우리는 SF라고 하면 항상 미래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별의 계승자는 시선을 과거로 돌렸다. 인류의 시작이 어디일까 라는 웅장한 물음에 대한 기가 막힌 답변을 들려준다.
정말 신나게 읽었고 강력 추천한다. 정통 SF와 정통 추리소설이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의 모범을 보여주는 매혹적인 작품.
새로운 감성의 SF를 만날 수 있어 기뻤고, 이 책의 장면장면이 오래 생각난다.
주어가 설명되지 않거나, 주인공이 특별히 묘사되지 않을 때 우린 캐릭터를 무의식적으로 남성으로 특정하곤 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자연스럽게 모든 주인공을 여성으로 읽는 경험이 가능하다. 재미있고 다채로운 단편들은 SF에 입문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기 좋다.
괜찮은 추리물, 흥미로운 역사물, 훌륭한 전쟁 첩보물. 고전 장르소설을 향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거칠고 묵직한 필치와,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정교한 서술이 공존한다. 아쿠닌의 소설 중 가장 신선하게 놀라웠던 작품이다.
김보영 작가님의 글은 일단 재미있다. 그러나 중단편의 특성상 작가님의 작품들을 접하려면 여러 도서를 찾아보아야 했다. 이 단편집은 그러한 김보영 작가님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한 권으로 작가님의 단편 세계를 여행해보시길 바란다.
새벽녘까지 소파에 앉아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 읽던 순간, 나는 앞으로 내 세계가 달라질 것을 확신했다. 그런 소설이다.
단일한 주제로 국내 여러 작가가 이렇게 완성도 높은 앤솔러지를 출간할 수 있다는 사실은 한국 SF의 양적, 질적 성장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정표다.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대단원을 내린 작품. 수십 년에 걸쳐 쓴 작가의 노력과, 여러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고 사람을 배우고 사람을 사랑하며 희생한 작중 인물들의 목소리가 인류애를 치솟게 하는 소설이다. 시리즈의 인물이 총 집합하는 완벽한 결말로서 길이 남을 본보기.
극단적인 환경에서 펼쳐지는 스토리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치밀하고 정교한 설정은 실존하는 천체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멋진 배경을 탐험하는 발리넌 선장의 자취를 따라가는 일은 참으로 즐거울 것이다.
할란 엘리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이고 감정이고 세계다. 결핍과 과잉, 사랑과 미움, 상처와 치유가 세포막부터 분해되어 섞이면 어떤 이야기가 탄생하는지를 이보다 잘 보여줄 수는 없다.
알프리드 베스터의 영향을 받은, 구식 기술과 미래적 상상력이 음울하고 비통하게 이어지는 빼어난 글솜씨.
이제 한국 SF도 '작가층'이랄 만한 두께가 생겼다. 그 중 김창규 작가는 가장 단순하고 견고한 작품을 쓴다. 다른 맛이 섞이지 않은 우유 아이스크림 같은 SF를 읽고 싶다면 이 단편집을 추천한다.
모두가 반드시 읽었으면 한다. 김보영은 언제나 옳으니까.
SF라는 세계가 함의하는 가치를 보여준 걸작들. 작가의 말처럼 ‘세상에서 가장 멋진 거짓말’이 펼쳐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명의 멋진 거짓말쟁이가 되길 꿈꾸기 시작했다.
첫 단편 <어느 잔잔한 날에>에 감명받아 여자 친구에게 그 내용을 들려줬었다. 거칠게 요약된 줄거리만으로 감동의 눈물을 글썽이던 친구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아둔한 말솜씨를 통해 전달되더라도 좋은 이야기는 끝내 사람을 감동시키는구나 싶어 또 한 번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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