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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월튼의 가디언지 인터뷰

아작 리뷰/05 타인들 속에서

by arzak 2016. 4. 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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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들 속에서>가 휴고상을 수상한 뒤 가디언지에서는 저자인 조 월튼의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그 일부를 번역/발췌하였습니다. 


타인들 속에서 : “삶의 일부를 신화화하다.” 

Jo Walton's Among Others: 'It's a mythologisation of part of my life'


<타인들 속에서> 미국판 표지 



http://www.theguardian.com/books/2012/oct/02/jo-walton-among-others-interview


일요일 밤, 웨일즈 태생의 소설가 조 월튼이 헤트트릭을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아직 출간되지도 않은 책이지만, <타인들 속에서>는 브라이튼에서 열린 판타지콘 2012에서 영국판타지문학상을 수상하며 올해에만 세 개의 주요 문학상을 석권했다. 지난달 휴고상을 거머쥐고 5월에는 네뷸러상 타이틀을 찬 이 소설은, 쟁쟁한 경쟁작들 - 조 에버크롬비(Joe Abercrombie)의 영웅들(The Heroes),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11.22.63, 조지 RR 마틴(George RR Martin)의 얼음과 불의 노래 5권(A Dance with Dragons) - 을제치고 영국판타지협회 행사의 최고 영예를 안았다. 산골짜기 소녀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미 석권한 세 개의 상 뿐 아니라, <타인들 속에서>는 세계판타지문학상에도 최종 노미네이트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주요 SF 문학상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책도 손에 꼽을 정도다. 


<타인들 속에서>는 1979년 말부터 1980년 초까지 모리가 쓴 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초반부를 통해 모리가 쌍둥이였지만, 자매를 교통사고에서 잃고 모리는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리는 웨일즈, 그리고 어머니(어쩌면 미쳤거나, 어둠의 마법을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를 떠나, 무관심한 아버지인 다니엘의 집으로 옮겨간다. 이 고풍스러운 잉글랜드 저택에는 통제광인 고모 셋이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모리가 지역의 기숙학교에 꼭 들어가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부터 타인으로서의 모리가 강조된다. 그녀는 웨일즈인이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데다, 지금은 고전이 된 SF의 열광적인 팬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아이작 아시모프부터 로저 젤라즈니 사이의 모든 작가들 말이다. 아 참, 그리고 모리는 그녀가 “요정”이라 부르는 존재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요정들은 오래된 정령들로 사람들이 버린 땅에서 살아간다. 


월튼은 1964년생인데, 소설의 배경인 1979년에는 극 중 모리와 같은 나이였다. 월튼 역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오스웨스트리에 있는 기숙학교에 다녔다. 그렇다면 <타인들 속에서>는 결국 자서전인 것일까? 


“자서전은 아니죠. 저는 이제 마흔 일곱이고, 이 책은 30년 전 일어난 6개월여 간의 일을 담고 있어요. 하지만 책에 담겨있는 장애 관련 이야기들은 내 경험에 기반하고 있는 게 맞아요. 제 삶의 일부를 신화화한 거죠. 이 책은 판타지 소설이지만, 내 자전적 내용을 그리고 있기도 한 거예요.” 


그렇다면, 월튼은 요정을 본 적이 있을까? 여기에 대해 월튼은 차분히 대답했다. “신화화된 부분으로 볼 수 있을 거예요. 요정과 마법 체계를 다루며 참 재미있었는데요, 왜냐하면 다른 책들에서 흔히 다루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기를 원치 않았고, 켈틱처럼 그리고 싶지도 않았어요.” 


<타인들 속에서>가 자서전은 아닐지 몰라도, SF 팬덤에 보내는 러브레터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물론 1979년은 인터넷 이전 세대였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장르 문학 친구들을 수천 명은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만해도, 모리는 세계 SF 팬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문을 활짝 열어준 도서관과 SF 독서모임을 통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월튼은 다양한 저자와 책들을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가지만, 이런 서사가 그 책들이 가지는 중요성을 폄하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오로지 SF 팬들을 위한 책일까? 


월튼은 이렇게 답했다. “글쎄요. 판타지 소설을 자주 읽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지요. 이 책은 제 아홉 번째 책이에요. 이전 책들도 SF 소설을 읽는데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의 접근성을 고려할 필요도 별로 없었지요. 그런 사람들은 애초에 SF를 뽑아들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리뷰, 특히 제가 ‘일반 독자 리뷰’라고 부르는 -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귀엽게 재잘대는 굿리드(Goodreads) 처럼 - 것들을 보면, 모리가 읽은 책들을 극히 일부만 접한 사람들도 여전히 즐겁게 읽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것을 사랑하는 모습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제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수록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성장소설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결국 SF를 읽으며 성장하는 내용이니까요.” 


월튼은 <타인들 속에서>가 9월 시카고에서 휴고상을 수상했을 때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책이 그렇게 많은 상을 쓸어 모을 것이라고 짐작했을까? “전혀요. 이게 정말 괜찮은 일인지 계속 생각했었어요. 사람들에 반응에 정말 놀랐거든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리에게 공감할거라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렇게 복잡한 배경 지식이 필요 없다고는 하지만, <타인들 속에서>에 정말 “빠져들기” 위해 꼭 읽으면 좋은 책이 있을까? 


“정말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면 <반지의 제왕>이겠죠. 하지만 그건 누구나 다 읽어봤잖아요. 진지하게 말해서, 만약 당신이 반지의 제왕을 읽지 않았다면 오늘 당신이 책방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일거에요. 그러니 당장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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