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rarity의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 리뷰
http://inverarity.livejournal.com/100590.html
Inverarity (2011.10.03)
하인라인은 엄밀히 말해서 내 “길티 플레져”를 충족시켜주는 작가는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하인라인이 진짜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초기 저작, 특히 “청소년 시리즈”는 정말 명확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중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은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 책이었다. 그 때 즈음 하인라인은 완전히 물이 오른 시기였고, 그의 문체를 완성해놓은 상태였다.
물론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의 줄거리가 꽤 우스워 보이기는 하지만, 하인라인은 당시의 과학 기술 정보를 총 동원해서 썼기 때문에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보인다. 물론 주인공이 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우주복을 입고, 때마침 우주인에게 납치되는 상황에 우연이 너무 많이 개입된 듯 보이기는 하지만, 여기서조차 하인라인은 “우연”이 별로 불가능하지 않아 보이게 만든다. 우주복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등장인물이며, 우주복 작동에 관한 기술적 세부 사항들, 그리고 그에 따른 문제들은 과학 소설에서 과학 부분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물론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개념들을 하인라인이 처음 제시한 것들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동시에 환상적인 세부 묘사들로 공간을 채워 나간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은, 청소년인 킵이 어느 순간 갑자기 지구를 막힘없이 대변하는 대변자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킵은 더듬거리고, 일을 엉망으로 만들고, 끝에가서는 은하 간 여행을 하고 행성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우주인들에게 막말과 고함을 쳐댄다. 이 장면은 재미있을 뿐 아니라, 충분히 그럴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던져준다. 만약 우리 자신이 그 상황에 던져진다면, 얼마나 더 잘 처신할 수 있을까?
하인라인의 청소년 시리즈는 SF 장르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초기 하인라인 작품들은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우주복 있음 출장 가능”은 우주선을 타고 모험을 떠나는 소년과 곤충눈을 한 괴물이 등장하는 당시 SF의 규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하지만 하인라인은 여전히 우리에게 소설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려주는 작가다. 그런면에서 SF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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