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작출판사에서 펴내는 다섯 번째 소설 조 월튼 작 <타인들 속에서>의 출간이 임박했습니다. 예약판매 이벤트를 걸려고 하는데요. 각 서점에서 진행 중입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4920563
http://www.yes24.com/24/goods/24451697?scode=032&OzSrank=1
이번 예약판매 이벤트 상품은 '쌍둥이책'입니다. 신간 <타인들 속에서>를 예약구매하시면 <타인들 속에서>와 표지색만 다르고 본문 재질과 페이지수가 모두 같은 <타인들 속으로>를 함께 드립니다. 단 <타인들 속으로>는 표지만 있을 뿐 본문은 백지로 된 책이라 독자분들이 노트 내지는 일기장으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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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es24.com/Event/01_Book/2016/OT0215Tain.aspx?CategoryNumber=001
사실 <타인들 속에서> 역시 성장기인 15세 소녀의 반년 정도의 일기를 묶은 형식의 책입니다. 1979년에 영국에서 15세였던, SF적 풍경 속에서 판타지를 상상하면서 SF를 탐독하며 자라난 소녀의 성장일기는 영미권에서도 SF/판타지 팬덤을 넘어서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주인공 소녀가 언급하는 SF/판타지 소설이나 그 작가들을 알아보는 독자들에겐 더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모두들 <타인들 속에서>를 예약구매하고, 이와 쌍둥이가 될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마법을 쓰며 요정을 보는 환상소녀의 SF 탐독일기 <타인들 속에서>의 몇몇 구절을 소개해드립니다. 소설에는 장르소설 독자, 책을 좋아하는 사람, 자신과 주변 환경 그리고 세상이 어울리는지 고민했던 10대를 통과한 이들에게 감명깊게 다가갈 빛나는 구절들이 더 많습니다. 직접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p35 우리가 놀던 숲 속 폐허 대부분은 이름이 없었고, 그래서 뭐든 될 수 있었다. 우린 그 폐허들을 마녀의 오두막, 거인의 성, 요정 궁전이라 불렀고, 히틀러의 마지막 요새나 앙그반드의 방어벽이라 하며 놀았지만, 실제론 낡고 무너져가는 산업 유적이었다.
p39 우리는 우리가 판타지적 풍경 속에 산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우리는 SF적 풍경 속에 살았다.
p53 <반지의 제왕>에서는 엘프들이 수가 줄었고 숨어 산다고 한다. 톨킨이 요정에 대해 알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전엔 그렇다고 생각했다. 전에 난 톨킨이 요정들을 알았고, 요정들이 톨킨에게 그 얘기들을 해줬고, 톨킨이 그걸 글로 적었고, 그래서 그 얘기가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p69 내가 SF에 대해 항상 좋아해 온 점들 중 하나는, SF를 보면 여러 일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을 여러 각도에서 보게 된다는 거다.
p72 이런 책을 보면 힘이 난다. 전날 체호프를 읽었다면 더더욱 그렇다. 난 내가 러시아인이 아니라 기쁘다.
p76 난 새로운 팁트리 선집을 샀다. 이 책에는 르 귄의 소개 글이 있다. 르 귄도 이 남자를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서로 좋아하다니 정말 멋지다. 어쩜 톨킨과 루이스처럼 둘이 친구일지도 모른다.
p77 난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고, 모르는 정말로 죽었다. 난 이걸 전쟁 상처로 여겨야 한다. 오래된 병사의 흉터다. 프로도는 손가락을 잃었고, 행복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잃었다. 톨킨은 결말이 난 뒤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건 결말의 뒷이야기이고, 완전히 ‘샤이어 전투'이고, 영광스런 마지막 저항 이후에 다들 존재할 거라 생각지 않는 시간 동안 어떻게 살 것인지를 알아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 내 어머니는 모두가 사랑하고 절망하는 어둠의 여왕이 아니니까.
p79 난 레즈비언은 아니지만, 단연코 이 문제에 있어선 하인라인과 딜레이니의 의견에 찬성한다.
p93 “때로는 악이 악을 쳐부순다.” 간달프는 그렇게 말했다. ‘때로는'이다, 늘이 아니라. 그 말을 믿고 있을 수만은 없지만, 이런 일이 상당히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p134 우린 여덟 살이 된 뒤에야 <반지의 제왕>을 읽었던 것이다. 그때, 여덟 살 무렵에, 우린 늘 같이 놀 누군가를 찾고 있었고, 남자애면 더 좋아했다. 책을 보면, 남자애가 낀 무리에 있어야 다른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p139 책 표지에 “톨킨의 최고작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라고 써서 자기 책을 감히 톨킨의 책에 비유하는 만용을 부렸기 때문이다. (...) 제깟 게 감히 이런 짓을 해? 출판사는 또 어찌 감히 이런 짓을? “톨킨의 최고작과 비교한다면, 이 책은 쓰레기다"라고 쓸 때가 아니면 그 누구도 톨킨의 작품과 비교는 할 수 없다. <어스시의 마법사>같이 정말로 훌륭한 책에조차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 톨킨에 대해, <반지의 제왕>에 대해서라면, 그냥 완벽하다. 그 안의 세상, 그 완전한 몰입의 과정, 책과 함께하는 여정 때문이다.
p140 책의 내용 중 그 어느 부분도 사실이 아니란 건 잘 알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누가 이런 걸 몽땅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 더욱 놀라게 된다. <반지의 제왕>을 읽으면 모든 것이 바뀐다.
(...) <반지의 제왕> 문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아직 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을 읽는다는 것은 그곳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사막에서 마법의 샘을 발견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 안엔 모든 것이 있다. (‘욕망만 빼고'라고 다니엘은 말했다. 하지만 ‘뱀 혓바닥'이 있다.)
p149 아서 C. 클라크의 <지구제국>을 읽고 있다. 이 책엔 즐거운 SF적 반전의 순간들이 많이 나온다. <유년기의 끝>이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엔 못 미치지만, 딱 내가 오늘 원하던 책이다.
(...) 우주는 물론이고, 미국에도 요정이 있을까? 만약 미국에 요정이 있다면, 미국 요정도 모두 웨일스어를 할까? 전 세계에서도?
p150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고, 전혀 도와주지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신은 꼭 마법과도 비슷한 것 같다. 그 불가사의한 방법은 말할 것도 없이, 신이 뭘 하는지, 혹은 왜 하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전능하고 만인에게 자비롭다면, 난 그렇게까지 표현하기 힘든 존재이지 않을 것이다.
p159 나와 모르를 <국가론>의 국가에 넣어주면, 우린 5분만에 거길 초토화시킬 수 있다. 성공하고 싶으면 <멋진 신세계>처럼 아기들만 데리고 시작해야 한다. 지금 보니 <멋진 신세계>가 플라톤의 영향을 받았단 걸 알겠다.
p177-178 인클링스 책에서 카펜터는 루이스가 아슬란으로 예수를 그린 거라 했다. 내 눈에도 좀 그래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왠지 배신이란 느낌이 든다. 왠지 우화 같단 느낌이 든다. 톨킨이 짜증 낸 것도 당연하다. 나라도 그랬겠다. 이제까지 줄곧 그 점을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에 속았단 느낌도 든다. 가끔 난 너무 멍청하다. 하지만 아슬란은 늘 자기 모습을 지켰었다. 난 내가 예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슬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안다.
p181 아직도 그 비유 때문에 루이스가 용서가 안 된다.왜 톨킨이 머리말에서 나니아를 싫다고 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그 자체인 뭔가를 가지고 다른 뭔가를 나타나게 할 순 없는 거다. 본인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더라도 남에게까지 강요하면 안 된다. 이걸 복음서의 개작한 이야기로 생각하려 애쓴다면, 나니아가 작아지는 결과가 된다. 이 비유를 생각하지 않으면서 다시 나니아를 읽기는 무척 힘들 것 같다. 너무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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