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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찰이 건초더미를 만들어 뒤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작 책방/01 리틀 브라더

by arzak 2015. 10. 1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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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kore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3094


정청래 "카톡, 밴드에 이어 네비게이션 무작위 사찰" 폭로

강신명 경찰청장 "일반인도 사찰 했다" 시인


정청래 "네비게이션도 무작위 사찰했죠?" VS 강 청장 "네"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네이버 밴드에 이어 네비게이션까지 무작위 감청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국정감사장에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이 '네비게이션 사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강신명 경찰청장이 이를 시인했다.

이 논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의원이 "네비게이션에 대해서도 사찰을 했느냐"고 묻자, 답변자로 나온 강신명 경찰청장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은 맞지만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에서 출발했다.

정 의원은 "경찰이 유병언씨가 송치골에 있을지 모른다는 말을 듣고 당시 3개월여 동안 '송치골'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일반 국민에 대해 조사했다"고 운을 뗀 뒤 "유대균씨가 서초구 언남초등학교 인근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는지 '언남초'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한 사람들의 정보도 수집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나아가 "이게 경찰청이냐, 사찰청이냐? 태평양에서 고기 한 마리 잡는다고 바다에 그물을 다 치는 격이다. 범인 한 명을 놓쳐도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 경찰의 정신 아닌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송치골이나 송치재 등 목적지 3개를 입력한 사람의 신상을 조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상 법원의 영장을 발부 받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확인 결과 압수수색 영장을 2차례에 걸쳐 집행한 것이 맞다"며 "일부 도피 조력자로 추정되는 430명에 대해서도 확인했고, 특정 장소나 출발지 위치를 바탕으로 확인한 것도 맞다"고 밝히며 "네비게이션 어플리케이션 회사에 영장을 제시하고 정당하게 정보를 받았고, 이 자료와 검찰·경찰이 가진 조력자·구원파 신도들 명단을 대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찰측 변명은 곧바로 궁색하게 되어버렸다.

정 의원은 "'송치재, 송치골가든' 등의 검색어를 친 사람을 모집단으로 하고, 그 중에서 유병언 일가와 5통 이상 통화한 사람을 추린 것이 430명 아닌가? 4천3백명이든, 4만3천명이든, 43만명이든 기본적으로 (무작으로 추출해서) 다 본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즉, 430명을 가려내기 위해 네비게이션에 검색어를 넣은 일반인 범위 모두를 추출하고 그 속에서 430명을 가려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결국 강신명 경찰청장은 "일반인도 좀 했다"며 무리한 네비게이션 사찰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정 의원은 재차 "(청장의 시인한 내용을 다시 말하자면) 일반인도 무작위로 다 모아놓은 다음에 유병언 일가와 5통 이상 전화한 사람만 430명 했다는거죠?"라고 다그쳐 물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결국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하여 결국 '네비게이션으로 일반인을 사찰'했다는 것을 시인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의원은 "다음카카오 수사와 사찰에 네이버 밴드까지 논란이 됀 현시점에서 이날 경찰청 국감에서 '네비게이션' 사찰까지 드러나 국민에게는 더욱 큰 충격을 주게 되었다"며 "이젠 경찰이 정보를 입수할 만한 모든 매체를 다 감시하고 있는 셈이고, 국민은 언제든지 감시할 수 있는 대상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귀성 기자 kuye8891@korea-press.com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강조는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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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의원이 <리틀 브라더>를 읽으셨다면 "경찰이 스스로 건초더미를 만든 후 그걸 뒤지고 있다"라고 하셨을 거에요... 소설에서 비슷한 부분들을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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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주를 힘들게 보냈다. 지하철은 이제 현금으로 요금을 받지 않고 회전식 개찰구를 지나가면서 RFID태그가 달린 ‘비접촉’ 카드를 흔드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교통카드는 멋지고 편리하지만 사용할 때마다 추적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엑스넷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전자프런티어재단(EFF,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백서를 링크했는데, 교통카드로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백서에는 몇몇 사람들이 지하철역에 항의했다는 이야기가 작게 실렸다. (p134)


“그래야지. 우리는 네가 지하철역에서 나올 때부터 지켜봤어. 네 교통카드를 보니 여기저기 이상한 곳들을 돌아다니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모양이더군.”

가슴에 맺혔던 뭔가가 확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엑스넷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었다. 경찰은 지하철 이용 내용을 살펴보고 최근에 왜 그렇게 이상하게 움직였는지 알고 싶은 것이었다. 왜 이리 바보 같은지.

“그러면 지하철역에서 나가는 사람들 중에 이동 기록이 이상한 사람은 다 따라가나요? 엄청 바쁘시겠네요.”

“모두 다 따라가는 건 아냐, 마커스. 비정상적인 이동기록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경보음이 울려. 그러면 조사를 할지 말지 결정을 하지. 우리가 너를 따라온 건 너처럼 똑똑해 보이는 아이가 왜 그렇게 이상하게 움직였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야.”

감옥에 끌려갈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사람들은 나를 감시할 권리가 없다. 젠장, 지하철역도 나를 감시하는 그들을 도와줄 권리가 없다. 도대체 왜 내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나의 ‘비표준적인 승차 유형’을 감시하는 건가? (p146)


“하지만 지금 경찰은 대중교통 체계에서 나오는 모든 자료를 흡수해서 스스로 건초더미를 만들고 있는 거예요.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잖아요. 경찰 관점에서 그걸 쳐다보고 있는 건 아무런 가치도 없어요. 완전히 쓸데없는 낭비예요.” 내가 말했다. (p151)



SF 장르 전문 출판사 <아작>의 첫번째 책은 코리 닥터로우의 대표작 <리틀 브라더>이다. 2008년에 나온 <리틀 브라더>는 미국 사회의 관점에서는 ‘근미래 SF’이자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조지 오웰의《1984년》의 ‘빅브라더’를 본딴 책 제목부터가 그 사실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국토안보부는 특정 소수에 대해 불법적 인신구속과 고문을 자행하고, 불특정 다수에 대해선 광범위한 인터넷 검열과 정보기기를 활용한 사생활 정보 수집 그리고 수집된 정보를 활용한 불심검문 등을 시행한다. 테러 직후 국토안보부에 억류됐다 풀려난 소년은 ‘특정 소수’로서 그들에 대해 분노하고 ‘불특정 다수’의 권익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일은 꼬여만 가는데... 마커스와 그 친구들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긴장감 넘치면서도 통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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