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작 미디어

21세기 SF의 초신성, 앤 레키 서면 인터뷰!

21세기 SF의 초신성, 앤 레키 서면 인터뷰





1. 애 둘을 낳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게 된 연유가 궁금하다. 소설을 태동하게 한 건 가정주부로서의 지루함이었나?


-어린 시절부터 항상 작가가 되고 싶어 했지만, 그렇게 할 만한 시간이나 머릿속의 여유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서 절대 작가가 되지 못하리라 생각했지만, 아이들과 함께(아이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을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집에 있는 것은 생각보다 정신을 많이 빼앗기는 일이 아니었다. 그제야 내게 이야깃거리들을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시간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뭔가 소일거리가 필요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2. 여러 장르 중에 왜 하필 SF소설을 택한 것인가?


-처음 SF와 판타지를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팬이 되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처음 머릿속에 이야깃거리를 떠올린 것들도 SF와 판타지였다!



 

3. 원래부터 꿈이 소설가였나?


-대체로 그랬다. 잠깐은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머리 한편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자리하고 있었다.



 

4. 2005년 ‘Clarion West Writers Workshop’에서 옥타비아 버틀러에게 배웠다고 들었다. 시애틀이었나, 아니면 미주리? 옥타비아 버틀러의 핵심 가르침은 무엇이었나.


-‘Clarion West Writers Workshop’은 시애틀에서 열렸다. 환상적인 6주였고, 지도자들도 매우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옥타비아 버틀러가 담당한 주차 중 내 기억이 강하게 남은 것은 내 원고를 읽어 보고 “봐요, 이걸 단편 소설이라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내가 볼 때는 여기에 장편 소설 하나를 압축해 넣으려고 한 것 같아요. 안 그래요?”라고 말해준 것이었다. 버틀러의 말이 일정 부분 맞았다. 억지로 작은 공간에 이야기를 끼워 넣으려고 하지 말고 크게 써보라는 버틀러의 격려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5. 데뷔작부터 엄청난 호평을 받고 있다. SF 문학상도 쓸어 담았다. 부담되지는 않는가?


-많이 부담된다! 내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첫 책처럼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기분이다. 첫 번째 성공에 버금가는 차기작을 낼지, 두 번째 책이 좋은 작품이 될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두 번째 작품을 쓴다는 것은 매우 긴장되는 일이다. 나는 한 번도 누군가 뭔가를 기다리는 작품, 혹은 커다란 기대를 가지고 있는 작품을 쓰는 데 익숙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을 떨쳐 버리고 집필에 몰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공포에 질려 얼어버릴지도 모르니까.



 

6. 인공지능의 감성은 인간의 감성과 어떻게 다를까?


-SF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에 비한다면 현재의 인공지능은 아직 매우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서 놀라운 일들을 이뤄냈고, 컴퓨터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이를테면 HAL이나 스카이넷(Skynet) 같은 것들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하지만 언젠가 만약 우리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AI를 얻게 된다면 그 AI에게는 분명 감정, 혹은 감정과 비슷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모든 사소한 결정들을 수많은 데이터를 가공해서 얻어낸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일이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우리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감정이고, 만약 우리가 SF에 등장하는 것과 유사한 대단히 정교한 AI를 가지게 된다면 여기에는 분명 감정이 있을 것이다.



 

7. 당신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의 미래는? 인공지능이 인간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그것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모르겠다! 아마 둘 다 아닐 것이다. 무엇이 도래하건 간에 어떤 면에서는 좋고 어떤 면에서는 나쁠 것이다. 내 생각에 어떠한 고도의 기술력은 결국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이미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용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기 위해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일반 대중에게 막대한 혜택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심지어 AI조차 이미 우리의 삶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주지 않았던가.


나는 로봇의 반란, 혹은 AI가 모든 인류를 몰살하거나 노예로 삼는 그런 식의 일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을 그리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 편이다. 



 

8. 웨이트리스, 도로측량원, 음반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다. 이 경험이 SF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가?


-모든 경험은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당신이 보고 듣고 맛보고 행하는 모든 일 말이다. 이런 모든 경험은 작가가 쓸 수 있는 재료가 된다. 식당에서 일한 경험은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해주었다. 도로측량원의 경험은 다양한 기후와 풍경을 경험하게 해주었고, 어떻게 대지와 도시가 측량되고 그려지는지를 보여주었다. 음반 엔지니어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 모든 경험을 글쓰기에 활용한다.


 


9. “라드츠 제국 시리즈를 통해, 기존의 성차별주의에 큰 타격을 가했다”(뉴욕타임스)는 평가를 받았다. 라드츠 제국엔 성별이 없다. 당신의 SF소설에서 ‘여성’ 혹은 ‘남성’은 어떤 의미인가?


-소설 속 “그녀”는 편리한 번역어로 볼 수 있다. 라드츠 제국의 언어는 성별 대명사를 쓰지 않고 사람들도 성별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따라서 대명사뿐 아니라 누군가는 “진짜” 성별을 추측할 만한 아무런 단서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로 통일한 것이다. 책에서 “그녀”는 기본적으로 그냥 ‘사람’을 뜻한다.



 

10. 그럼에도 모든 인칭 대명사를 ‘그녀’로 한 이유가 무엇인가?


-영어를 배울 때 “그(he)”를 기본 대명사로 배우곤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의 성별을 모를 때나, 성별이 섞여 있는 집단을 지칭할 때는 기본적으로 남성형 대명사를 쓰게 되어 있다. 여기에는 아무런 성별 구분이 없고, 단지 문법적인 것일 뿐이며,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배운다. 하지만 라드츠 제국 시리즈에서 이렇게 “그”를 쓰려고 한다면 남성밖에 없는 책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만약 “그” 대신 “그녀”를 기본형으로 쓴다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졌고 시도해 보았다. 일견 기묘했지만, 동시에 마음에 쏙 들었다. 이렇게 글을 쓰면 쓸수록 더 마음에 들었는데, 특히 그럼으로써 “그”가 다른 젠더를 지우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뒤틀고 허무는 방식이 좋았다.



 

11. 소설 외적인 질문을 하나 하고 싶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번진 여성들의 ‘Me too’ 운동이 한국을 휩쓸고 있다. 이 현상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떤 식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보는가?


-정말, 진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성폭력이나 성희롱은 절대로 자신의 직업 때문에 누군가 그저 감내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가해자와 강간범들이 호명되어 자리를 잃는 움직임이 일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두 해가 지난 뒤 이 모든 것들이 잊히고 이전으로 돌아갈까 두렵기도 하다.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괴롭힘과 폭력을 일상으로, 혹은 업무의 일환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저 여성뿐 아니라!) 모두를 위해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12. 차기작 준비 중인가? 당신이 SF소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판타지 소설 하나를 탈고했다. 작품이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쓰면서도 정말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내게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나를 매혹시키는 상황과 등장인물들이 있고, 글을 쓰면서 왜 여기에 매혹되었지를, 여기에 대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발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원문을 함께 기재합니다.




Questionnaires to Ann Leckie 



1. I am curious about how you became full time writer after giving birth to two of your children. Was it the ““boredom as a stay-at-home mother motivated”” (as mentioned in Wikipedia) you to pursue this career? 


I had always wanted to write since I was a child, but never felt like I had the time or the mental space to do it. I had thought I would never be able to, but yes, being home with my small children--who were wonderful! I loved being able to be home with them!--did not occupy my mind very much, and so I found I now had lots of time to think stories through, and I needed to do something, so that was what I did.





2. Is there a specific reason to choose science fiction genre, among others? 


I've been a fan of science fiction and fantasy since I first began to read, and so when I began to think of stories, they were science fiction and fantasy stories! 





3. Was it always your dream to become a writer? 


Pretty much. Well, for a while I wanted to be an astronaut! But I've had it at least in the back of my mind, since I was a child, that I wanted to be a writer.





4. In 2005 ‘Clarion West Writers Workshop’ you’ve studied under Octavia Butler. Was it in Seattle or Missouri? What was the key message of Octavia Butler? 


Clarion West was in Seattle. It was an awesome six weeks, and all of the instructors were incredible. The thing I remember most from Octavia Butler's week was when she looked at my submission story and said something like "Now, you can't really believe this is a short story, right? I'm sure it's a novel you've tried to fit into a short story length, isn't it." And she was kind of right. It was so valuable, to have her encouragement to write something big, and not try to squish it down into a smaller space.





5. Your debut novel was huge success and well accepted by critic and public. Also, you’ve swept major science fiction awards. Is there any pressure? 


Lots of pressure! I feel like people are waiting to see what I will do next, if it will live up to that first book. And it can't possibly live up to that! It was very stressful to write the second knowing that people were wondering if I'd manage to match that first success, wondering if the second book would be good--I wasn't used to writing anything anyone was waiting for, or expecting a lot of. Eventually I had to learn to push that away and just write. Because otherwise I might have just frozen up in terror.





6. What is your thoughts on emotional sensitivity of the AI, compare to those in human?


I think right now AI is very primitive, compared to the AIs in science fiction. We've done amazing things, huge advances over computers in the past, but it's still nothing like, say, HAL or Skynet. But I think if we ever do have an AI that passes the Turing Test, it will have to have emotion, or something like emotion. Handling every small decision by processing loads of data just isn't efficient, and it's not the way we do it--one of the ways we do it is with emotions and I think if we're going to have the very sophisticated kinds of AI anything like what appears in science fiction, it will have to have emotions. 





7. What is your thoughts on future of AI? How AI will change the world? Would it be a utopia, or dystopia? 


I don't know! Probably neither--whatever comes will be good in some ways and bad in others. I do think that any advanced technology will eventually be turned to profit the people already in power--people with lots of money will find ways to use any new technology to make more money, or at least hold on to what they've already got. But at the same time it might also be a huge help to people in general--even the AI we already use has made our lives easier in a lot of ways.


I don't believe there will be a robot uprising, or that AIs will decide to kill or enslave all humans, or anything like that. I frankly think less of the prominent people who are convinced of this.





8. You’ve worked as a waitress, land surveyor, and recording engineer. Do these experiences help you with the writing? 


Every experience helps with writing. Everythingyou can see or hear or taste or do--it's all material that a writer can use. Waiting tables let me meet a lot of different people, the land surveying job let me experience a lot of different kinds of weather and landscape, and to see how land and cities are measured and mapped. Recording music was amazing. It's all experience I use when I write.





9. New York Times review appraised Imperia Radch trilogy as a series that put ““holes in sexist thought””. There is no gender in Imperial Radch. What does ‘he’ or ‘she’ represent in your novel?


"She" in the novels is a translation convenience--the Radchaai don't use gendered pronouns for people and they don't care about gender at all, so there are no cues besides pronouns for guessing someone's "real" gender. So I made them all "she." In the books "she" is the default, it just means, a person.




10. Even though, you chose ‘she’ to refer all people in your book. Is there a reason for this decision? 


In English, we're sometimes taught that "he" is the default pronoun--if you don't know what gender a person is, or if you've got a mixed gender group, you're supposed to use masculine pronouns. We're told that this is genderless, it's just grammar and doesn't have anything to do with making it seem like there are no women present. But when I tried to use "he" this way for the Imperial Radch books, it seemed like a book with all men in it. I wondered what it would seem like if I used "she" for that default instead of "he" and I found it very strange, but I also liked it a lot. I likedit more the more I wrote that way, and in particular I liked the way it undermined and negated the idea that "he" could ever be used that way without erasing any other gender.




11. I’d like to ask a question outside the Imperial Radch universe. ‘Me Too’ movement from Hollywood is sweeping across Korea. What is your view on how this movement will change the future of our society? 


I really, really hope that it will change things. Sexual harassment and sexual assault should not be something a person just has to endure if they want to do their job. I'm glad things seem to be happening, that harassers and rapists are being called out, losing their jobs. But I'm afraid that in a year or two all of this will be forgotten and things will be back to normal. I hope not! I think things are better for everyone--not just women!--if we don't treat harassment and assault as just ordinary, just part of doing business.




12. Are you getting ready for your next book project? What is the core message that you want to deliver through your work? 


I've just turned in a fantasy novel. I'm looking forward to everyone being able to read that, I had a lot of fun writing it! I don't think I really have a core message I want to deliver. There are situations and characters that fascinate me, and I discover why they fascinate me and what I have to say about them in the process of writing stories.



  • ㅋㅋ 2018.04.10 22:01

    인터뷰를 빙자한 페미니즘 선전이라고 느꼈습니다. 인터뷰가 작품과 작가에 집중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 토레 2019.06.21 03:28

    이 멋진 인터뷰를 이제야 읽어봤네요!
    도서전에서 부스를 들른 후 다시한 번 라드츠 시리즈를 검색해보다가 읽게되었어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작가님이라 인터뷰해주신것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제게 앤 레키의 SF는 읽기 전과 후로 나뉘어요. 대명사부터 여러 설정이 다소 어렵긴하지만 1권만 읽고나면 칼과 자비는 술술 읽히더군요. 번역도 세련되게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먼 미래지만 사랑이 어디까지 누군가를 움직이게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출간해주세요.